캐나다 밴쿠버에서 유학 중인 16세 한인 고교생이 한국에서 온 기러기 아빠로부터 ‘사랑의 매’를 맞은 사건이 현지에서 폭행사건으로 비화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간 글로브 앤 메일은 12일 ‘한국인 아버지의 회초리 교훈’이라는 제목으로 "아들이 수업을 빼먹고 늦게 귀가하는 등 일탈행위를 계속하자 다국적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로 일하는 아버지가 1월19일 캐나다로 급히 날아와 아들에게 무려 300대의 매를 때렸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아버지는 2002년 아들과 딸을 밴쿠버의 고등학교에 보내고 아내가 뒷바라지를 하도록 했다. 아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모범적인 학생이었다. 그러나 최근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 수업을 빼먹고 늦게 귀가했을 뿐만 아니라 어머니에게 대들기까지 했다.
이 사실을 안 아버지는 1월7일 캐나다로 날아와 회초리로 100대를 때렸다. 아버지는 "한국으로 데려가겠다"고 으름장을 놓다 아들이 용서를 빌자 그대로 귀국했다. 하지만 아들의 일탈이 계속됐고 아버지는 다시 캐나다로 입국, 3시간 동안 회초리로 300대를 때렸다. 아들은 엉덩이부터 발목까지 멍이 들어 제대로 앉지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는 경찰에 체포돼 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아버지는 법정에서 폭행 혐의를 인정한 뒤 "때리기 전 아들에게 동의를 얻었다"며 "이는 사랑의 매로 한국 가정의 전통적인 교육방식"이라고 진술했다. 법원은 문화차이 등을 인정해 검찰이 구형한 징역 6개월 대신 2년 동안의 보호관찰과 아동학대 구호기관에 2,500달러를 기부하도록 선고했다. 또 사랑의 매를 주제로 현지 신문에 기고할 것 등의 의무도 부과했다.
그러나 아동학대 방지를 위해 일하는 밴쿠버의 시민단체들은 "어린이를 그렇게 심하게 구타한 것은 심각한 사안"이라며 "법원의 판결도 너무 가볍다"고 이의를 제기하고 있어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어머니는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남편과 함께 치료차 한국으로 돌아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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