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남한의 전기가 북한 개성공단으로 본격 공급된다. 남북이 전기로 연결되는 것은 1948년 5월14일 북한이 ‘전기요금 미납’을 이유로 남쪽에 대한 전력공급을 끊은 지 57년 만이다. 북으로 들어가는 전력은 1만5,000KW 규모로, 전봇대를 통한 배전선로 방식으로 공급된다. 당분간은 이 방식으로 공급하지만 2007년 개성공단 1단계 100만평이 개발돼 300여 기업이 입주하면 송전탑을 이용해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개성공단 시범단지에 입주한 남한기업의 공장 가동을 위한 것이긴 하지만, 반세기 이상 끊겼던 전기가 다시 통한다는 상징적 의미는 크다. 당장 시범단지 입주 기업들이 안정적인 전력을 쓰게 되어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개성공단 개발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한결 높여줌은 물론 남북 경협사업의 활성화와 통일기반 조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수익배분 문제로 합의에 이르지 못한 통신공급협상이 매듭지어지고 철도가 연결되면 사실상 남북 간의 대동맥과 신경망은 다 연결되는 셈이다.
그러나 개성공단 개발사업을 비롯한 남북경협의 앞길은 험난하다. 북핵 문제는 현실적으로 최대의 장애물이다. 최근 미국에서 남한의 대북지원정책의 재고를 요구하는 주장들이 노골적으로 나오는 것은 좋은 조짐이 아니다. 우리 국방백서에서 북한 주적개념이 삭제된 것과 관련한 헨리 하이드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의 "한국이 유사시 미국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한국의 적이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는 발언이나, "북한을 6자회담에 끌어들이기 위한 인센티브 제공엔 신중해야 한다"는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발언 등이 대표적인 예다.
남북경협을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한 정부의 대북 및 대미 설득외교가 한층 긴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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