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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경제부총리 인선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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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경제부총리 인선 코미디

입력
2005.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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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총리 인선이 3명의 ‘부상자’를 남긴 채 전임자 사퇴 이후 6일 만에 가닥이 잡혔다.

처음 등장한 2명의 후보가 검증과정에서 문제가 생기자 한명씩 후보를 추가하며 여론을 떠 보더니, 결국 4명의 후보 가운데 가장 뒤탈이 없을 만한 인물로 굳혀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나머지 3명은 ‘아들 병역기피 의혹’ ‘외환위기 책임론’ ‘구시대 이미지’ 등 갖은 이유로 여론의 화살을 맞았다.

이헌재 전 부총리가 투기 의혹의 여론에 휘말려 낙마했기 때문에 청와대가 후임 인선에 도덕적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며 여론에 더 민감해진 것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다. 국민적 동의가 없다면 부총리가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려운 지금의 상황도 충분히 납득한다.

하지만 인사권자인 청와대가 책임을 지려 하지 않고 후보군을 찔끔찔끔 신문 지상에 띄워 여론의 칼날로 추려내는 방식은 희한하다 못해 황당하다. 도대체 능력과 리더십을 갖춘 경제 수장을 뽑는 것인지, 아니면 성인군자를 찾는 것인지 헷갈린다. 인사시스템의 쇄신을 선언했던 참여정부에 고위 공직에 대한 인재 풀이 있기나 한 것인지도 의문이다.

여론은 얼마든지 호도될 수 있다. 특정 집단이 조직적인 음해 공세를 펴거나, 인터넷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사실인 양 부풀려지는 경우도 많다. 여론재판식의 인사시스템이 작동하는 한 대한민국에선 돈이 많거나 군대 안 간 아들이 있을 경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고위 공직의 꿈도 꾸지 말아야 하는 실정이다.

6일간의 부총리 인선 과정은 한편의 코미디, 아니 악몽이다. 인선과정에서부터 이렇게 자신감이 없는데, 어떤 인사가 부총리로서 자신 있게 뜻을 펼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런 식의 인사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됐으면 한다.

남대희 경제과학부 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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