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모더니즘 시인 김기림(金起林.1908~?·사진)의 시가 발굴됐다.
서울대 국문학과 방민호 교수는 계간 ‘서정시학’ 봄호에 49년 1월10일자 ‘주간서울’에 실린 김기림의 시 ‘새해 앞에 잔을 들고’를 공개했다.
"첫 잔은/금이 간/ 자꾸만 금이 가려는 민족을 위하여 들자"로 시작하는 이 시는 "피는 과연 물보다 진한 것인가/아! 그러나 도그마는 피보다 진하였다"로 어어지다가 "철 철 철/ 넘치는 잔은/ 다시 아믈 민족의 이름으로 들자// 또 한 잔은/ 지지혜롭고 싱싱할 내일과 또 인류에게-/ 마지막 잔은-/ 그렇다/ 우리 모두의 한결 같은 옛꿈의 소생을 위하여 들자"로 맺는다. 방 교수는 "해방공간에서 민족이라는 문제를 중심에 두고 계급과 인류의 문제를 아우르려 한 시"라고 설명했다. 김기림은 해방 후 조선문학가동맹에서 활동했으며, 한국전쟁 때 월남했다가 납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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