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네가 입대하는 날이구나. 아빠는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건강하게 성장해 올 곧게 대학생활을 해온 네가 군에 간다는 것이 고맙고 자랑스럽구나.
어제는 네가 군 입대한다고 학교 친구와 선후배 80여명이 호프집을 빌려 송별회를 했다고 자랑을 했지. 그건 아마도 네가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30년 전 아빠가 난생 처음 가보는 남쪽 바닷가 진해 훈련소에 입소한 때가 생각나는구나. 그땐 국민들이 하루 3끼 식사도 힘들만큼 모든 게 어렵던 시절 이었다.
너의 할머니는 농사철에는 허리가 휘도록 남의 논농사를 지셨고 농한기에는 참기름, 들기름, 머릿기름을 짜서 대두병에 담아 머리에 이고 몇 십리 읍내 마을을 돌아다니시며 우리 5남매를 키우셨단다. 장남인 아빠는 그 모습을 보며 대학생 대신 해병대 장교가 되기로 결심했었다.
당시 세상 물정 모르고 험한 해병대에 입대하는 아빠에게 주위 분들의 염려가 컸단다. 어렸지만 스스로와 약속을 했지. 첫째는 어떤 상황에서도 고향의 따뜻함과 정감어린 마음을 잃지 않겠다는 것이요, 둘째는 언젠가는 꼭 대학에 갈 것이며, 셋째는 이왕 군인이 된다면 가장 강하고 멋진 군인이 되어 국가의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22년간 군에 몸담아온 아빠 생각에는 일생에 단 한번 뿐인 군 생활을 어떤 마음자세로 생활 했느냐에 따라 앞으로 인생이란 큰 건물의 기초가 튼튼하게 세워질 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그저 군에 끌려와 고생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2년이란 세월이 텅 비어 공허함만 남을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이런 뜻에서 군 생활에서 생각해야 할 몇 가지를 주고 싶구나.
무엇보다 군 생활에서 삶의 표준을 익히라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자유 분방한 생활 대신 짜여진 시간과 지시, 부여된 임무, 책임감 등을 익히도록 해라. ‘나’보다는 ‘우리’를 먼저 생각하도록 하고, 규율과 명령을 자발적으로 준수하고 따르는 군인이 되길 바란다.
또 고통스런 훈련을 스스로의 의지를 테스트하는 기회로 삼아 오히려 즐기되, 전우들과 꿈과 우애, 열정이 가득 찬 병영생활을 해나가기 바란다.
우리 가족은 첫 면회를 하는 날 검게 탄 얼굴의 늠름한 모습으로 "충성!" 구호를 힘차게 외치는 너의 모습을 기대하마.
최상용 ‘새미래 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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