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이후 입지가 축소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언론들이 반격에 나섰다. 이들은 13일부터 일주일간을 ‘햇볕주간’(썬샤인위크)으로 정하고 국민들을 상대로 한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치기로 했다. 정부의 투명한 정보공개를 촉구하는 이 캠페인에는 주요 언론사는 물론 미국 신문편집인협회, 미국 라디오·텔레비전뉴스디렉터협회, 미국 도서관협회 등 50여 개 단체가 참여한다. 언론들은 이 기간에 기사와 사설, 만평 등 다양한 기사를 통해 정부에 정보 접근권 확대를 요구할 계획이다.
미국 정보자유법(FOIA)에 따르면 정부기관은 보유한 정보에 대해 국가안보 등 특별한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 한 국민이 접근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언론들은 정부가 9·11 테러 이후 상당수의 정보를 국가안보와 효율적인 법집행을 이유로 공개를 꺼려 국민의 알권리를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톰 컬리 AP통신 최고경영자는 "시청에서 의회까지, 경찰서장실에서 법무장관실까지 비밀주의 경향이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대대적인 캠페인은 오늘날 미국 언론이 처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최근 취재원보호를 둘러싸고 사법부가 잇따라 정부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미 연방 항소법원은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 신분 누설 사건과 관련해 취재원 공개를 거부한 뉴욕타임스의 주디스 밀러 기자와 시사주간지 타임의 매튜 쿠퍼 기자에게 법정 모독죄를 적용, 1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로드아일랜드주에서도 시청 관계자가 뇌물을 받는 장면이 담긴 테이프의 출처를 말하지 않은 방송기자가 6개월간 가택연금형을 받기도 했다.
AP통신은 현재 최소한 14개 언론사 소속기자 16명이 취재원 보호문제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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