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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읽어보세요

입력
2005.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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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이보이스/ 제임스 브래들리 지음.

1942년 4월 항모에서 15대의 육군 전투기 ‘빌리’가 도쿄(東京)을 향해 발진한다. 진주만 피습에 대한 보복이자, 2차 대전 확전의 신호탄이기도 했던 이 공습에서 8명의 미군 ‘플라이 보이스(fly-boys)’들이 일본영토에 불시착한다.

논픽션 원작이 소설로 개작된 이 책은 이 포로들의 참혹한, 이를테면 한 사람 한 사람이 일본군에게 잡아 먹히는 경험의 실체를 전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미 국방성 대외비문서에 근거한 실화소설로, 조지 부시 전 미국대통령이 그 포로들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라고 한다.

작가는 19세기 미국의 인디언 원주민학살 등을 다큐멘터리처럼 보여주며, 그 어떤 전쟁도 인간적인 것은 없다고 말한다. 한종현 옮김. 자음과모음 1만1,000원

■ 간양록(看洋錄) / 강항(姜沆) 지음.

정유재란(1597년)과 함께 일본에 끌려가 3년 뒤 돌아오기까지 겪은 자신과 포로들의 갖은 수모와 고초, 감상, 적국의 실태와 왜인들의 생활상 등을 낱낱이 기록한 책. 포로 실기문학의 백미로 통한다.

책에는 피난 중 아비와 헤어지고 자식까지 잃게 된 사연, 바다에 투신했다가 적에게 구출된 내막 등을 수십 편에 이르는 자작시와 함께 남겼다. 강항은 자신의 이 책 제목을 ‘건차록(巾車錄)’이라 했다 한다.

건차(죄수의 수레)를 탄 죄인의 기록이라는 의미다. 그의 문우와 제자들이 문집을 정리하며 책 제목은 간양록으로 바꿨다. 절개를 지킨 ‘외로운 양치기’라는 의미이다. 강항은 조선의 관료출신 선비로 의병장으로 활약했다. 이을호 옮김. 서해문집 8,700원

■ 청춘표류 /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명문대를 나왔지만 넥타이를 매고 살지는 않겠다며 2년 동안 매를 훈련시켜 매사냥꾼으로 나선 마츠바라 히데토시(33). 그는 첫 사냥에 성공한 때가 생애 최고의 날이었다고 한다. 저명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이 책에서 스스로를 열등생이라고 말하지만, 누구보다 행복하고 만족하며 생활하는 11명의 20,30대 열혈 청춘들의 삶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동물 사진을 찍기 위해 절벽에 매달려 일주일을 버티고, 사이클 올림픽 출전의 꿈을 꾸던 중 교통사고를 당한 뒤 자전거 프레임 빌더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 등이 그들이다. 저자는 “망설임과 방황은 청춘의 특권”이라고 했다. 저자는 오늘의 이태백에게 꿈을 전한다. 박연정 옮김. 예문 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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