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봄은 색다르답니다." 정조(正祖)의 효심을 간직한 경기 수원시의 화성(華城)에 봄이 찾아들고 있다. 성곽 외곽을 넉넉하게 감싸안은 잔디밭에 푸른 물이 들고 목련, 철쭉이 꽃망울을 터뜨리면 화성은 이름 그대로 ‘화려한 성’이 된다. 도심에 위치한 특성 때문에 교외 나들이가 부담스러운 사람들도 가까운 화성에서 반갑게 봄의 전령을 맞이할 수 있다.
조선 정조 18년(1796년)에 축성된 화성은 성벽이 원형에 가깝게 보존돼 있고 당시까지 전국 성곽의 장점을 모아 만든 성이라 조형미가 빼어나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거중기 등 실학사상의 실체를 확인할 수도 있다.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만큼 역사적 교육적 가치가 높다.
볼거리도 많다. 매주 일요일 오후 2시 화성행궁 앞 광장에서는 경비부대간 교대식인 장용영 수위의식이 진행된다. 화∼일요일에는 오후 2시(일요일은 3시) 무예24기 시범이 펼쳐지고, 토요일 오후 2시에는 고전·현대무용 등 상설공연이 열린다. 27일부터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왕과 왕비 돼보기, 갑주 입어보기, 도자기 빚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도 열린다.
화성은 성곽 길이가 총 5.7㎞로 전체를 도는 데 2∼3시간이 걸린다. 경기도청 후문 앞 팔달산 진입로에서 시작해 서남암문(화양루)~서장대~화서문~장안문~화홍문~방화수류정~동장대(연무대)~창룡문~봉돈~동남각루 를 돌아보는 것이 주요 일주 코스이다.
팔달산 정상의 서장대에 올라서면 수원시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관측소로 사용되던 서북공심돈은 그 견고한 모양새가 무척 인상적이다. 철쭉과 목련이 연못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떠올리게 하는 방화수류정은 단연 봄철의 백미로 꼽힌다. 최근 원형 복원공사가 마무리된 화서문 쪽 화서공원도 가슴을 탁 틔워준다.
이밖에 봉화를 올리던 봉돈 등도 볼만하고 군사들을 훈련시키던 연무대에서 활쏘기를 해보는 것도 좋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50분까지는 팔달산∼연무대 간 열차도 운행된다.
화성사업소 관계자는 "2007년부터 1조8,000억원을 들여 공방거리, 한옥마을, 저잣거리 등 20만평을 복원하고 나면 화성은 명실상부하게 세계문화유산에 걸맞은 국제적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철 1호선 수원역에 내려 팔달산이나 장안문행 버스를 타거나,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장안문 창용문 화성행궁에 주차하면 된다. 화성을 보고 돌아가는 길에는 수원 명물인 수원갈비의 푸짐한 맛에 빠져보는 것도 괜찮다.
문의 화성사업소 (031%)228-4410∼2
이범구기자 goguma@hk.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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