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가 삼성전자를 워크맨으로 ‘잘 나가던’ 10년전 소니와 비교해 눈길을 끌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0일자 신문에서 "하워드 스트링거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입사한 1997년 소니는 한국의 TV 제조업체인 삼성전자를 거의 주목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삼성전자는 10년 만에 다양한 상품과 고급 브랜드를 모두 갖춘 경쟁자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소니의 주식 가치가 2000년 3월1일 최고조에 달한 뒤 75%나 떨어지고 지난해 매출 650억 달러, 순이익 10억 달러에 그친 반면 삼성전자는 560억 달러 매출에 100억 달러의 순이익을 올렸음을 부각시켰다. 그 사이 삼성전자의 4배에 달하던 소니의 주식 시가총액은 삼성전자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뉴욕타임스는 "한 때 부피가 큰 TV와 카세트, 라디오를 팔던 ‘뒤떨어지는’ 브랜드의 삼성전자가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생산라인을 업그레이드하고 고급 제품으로 소니와 직접 경쟁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매년 30억 달러의 광고비를 투자한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현재 126억 달러로, 소니와 맞먹게 됐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같은 역전의 원인으로 소니의 관료주의와 삼성의 효율적인 조직을 꼽았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인 기술 애널리스트 조지 길더의 말을 인용, "소니는 관료주의가 층을 이루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8만8,000명의 직원 가운데 4분의 1이 연구개발에 종사하는 ‘군살없는’ 기업조직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결국 소니가 지난해 자존심을 접고 삼성전자와 함께 한국에 공장을 짓고, 포괄적 특허협정을 체결한 사실을 소개하며 "삼성은 ‘아이포드’(iPod) 신화를 이룬 애플 같기도 하고 동시에 세계 최고 기술의 전설을 이뤄낸 소니와도 같다"는 길더의 말을 덧붙였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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