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사장 찾기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청와대는 10일 인사추천회의를 열어 KOTRA 사장 후보를 검토한 끝에 ‘적격자 없음’ 결론을 내리고 KOTRA측에 사장 재공모를 요청했다. 공기업, 정부 산하기관에 사장 공모제가 도입된 이후 이런 경우는 흔치 않다. KOTRA는 1월 초 오영교 전 사장이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뒤 벌써 2개월째 사장 자리가 비어 있는 상태다.
2월 KOTRA 사장후보 공모를 통해 청와대에 추천 보고된 사람은 채훈 KOTRA 부사장과 김호식 전 해양수산부 장관, 박봉규 한국산업기술재단 사무총장 등 3명이다. 이 중 채 부사장은 최초의 내부 승진 사례라는 점에서 유력하게 기용이 검토됐다. 그러나 심사 과정에서 여러 가지 악성루머가 돌며 최종 낙점에서 배제됐고, 청와대는 나머지 두 후보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다 "차라리 재공모를 하자"고 결론을 내렸다.
청와대의 재공모 결정 배경에는 ‘KOTRA 출신의 최초 사장 기용’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재공모를 통해 좀더 풍부한 후보군을 살펴보자는 것"이라며 "그러나 KOTRA가 내부승진 사장을 가질 때가 됐다는 공감대는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1962년 설립된 이후 주요 ‘낙하산 인사’ 대상이었던 KOTRA는 최근 주로 산업자원부 간부 출신들이 사장으로 임명됐다. 2001년 최초 공모를 통해 선임된 오 전 사장도 산자부 차관 출신이었다. KOTRA 내에서도 내부 출신 사장을 강력히 원하고 있어 재공모 결과 KOTRA 출신 사장이 나올 수 있는지 주목된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