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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기 훈풍 가로막는 환율과 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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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기 훈풍 가로막는 환율과 유가

입력
2005.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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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는 국제유가와 1,000원선 공방을 거듭하는 원·달러 환율 등 쌍둥이 악재가 모처럼 회생기조를 찾은 우리 경제를 뒤흔들고 있어 걱정된다. 정부는 환율 하락이 수출에 부담을 주는 반면 원유 등의 원자재 수입가격과 물가엔 긍정적 효과를 미치는 만큼 여러 변수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한다. 환율과 유가의 상쇄 효과가 크니 역외 세력 등에 의한 투기적 성격의 환율 급등락만 차단하면 상황이 그다지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민간연구기관과 재계는 최근의 흐름이 연초 반짝 경기로 끝난 지난해와 비슷하다며 정부의 긴장과 선제적 정책대응을 주문한다. 실제로 작년 초 수출호조에다 이라크전쟁 종식에 따른 세계경기 반등 기대감으로 주가가 900선을 넘는 등 우리 경제에 봄날 기운이 뚜렷했다. 그러나 국제유가의 고공행진,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의 긴축정책 등의 대외 악재가 덮치자 미처 손쓸 사이도 없이 경제는 침체의 골로 깊이 빠졌다.

물론 최근 소비심리가 중산층과 20대, 30대로까지 확산되며 소비자기대지수가 기준치까지 급반등한 데다 가계채무 조정의 연착륙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또 비록 대기업에 한정된 것이긴 하나 기업경기실사지수도 100을 넘어서 투자에도 청신호가 켜진 것은 사실이다. 수출 역시 증가세는 다소 둔화했지만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 내부의 양극화 문제만 해결할 수 있다면 대외 악재의 영향은 우려할 만큼 크지 않다는 말이 나올 법하다.

하지만 환율이나 유가 변동이 실물경제에 반영되는 시차를 감안할 때 정책 당국은 심리지표 개선이 실제지표 개선으로 이어지기를 마냥 목놓고 기다리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시장은 이미 이헌재 경제부총리의 퇴진에 따른 정책리더십 공백과 초라할 정도로 쪼그라든 종합투자계획에서 드러난 실행력 부재를 의심하는 경고를 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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