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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새 원내사령탑 강재섭 선출/ 5選 경륜…내분봉합 구원투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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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새 원내사령탑 강재섭 선출/ 5選 경륜…내분봉합 구원투수 될까

입력
2005.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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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강재섭 새 원내대표는 11일 당선이 확정되자 곧바로 전재희 의원을 찾아 단식 중단을 간곡히 호소했다. 당 내분 수습에 전력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한나라당이 그를 원내대표로 선택한 것도 같은 이유로 해석된다. 지역과 이념이 문제가 아니고, 행정도시 특별법 처리과정에서 갈라진 당을 누가 다시 한데 모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의원들이 강 원내대표의 5선 경륜과 조정능력을 산 셈이다.

강 원내대표가 일반의 예상을 깨고 1차 투표에서 낙승한 것도 이 같은 의원들의 여망이 반영된 결과다. 여기에 김문수 이재오 의원 등 비주류 의원들의 지나친 박근혜 대표 흔들기에 대한 의원들의 염증도 한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맹형규 의원을 지지했던 수도권 의원들 중 상당수가 수도지키기 투쟁위(수투위)의 조기전당대회 소집 및 박 대표 퇴진 요구에 반발해 강 원내대표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강 원내대표는 박 대표가 1998년 대구 달성 재선거에 출마했을 때 선대위원장을 맡았고, 지난해 3월 탄핵사태 이후 박 대표를 최병렬 전대표의 대안으로 옹립하는 데 앞장서는 등 남다른 인연을 맺어 왔다. 따라서 향후 박 대표와 호흡을 맞추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두 사람의 지역구가 모두 대구라는 사실이 당 이미지엔 다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강 원내대표의 앞길은 험난 그 자체다. 당내적으로는 당장 행정도시법 무효화와 국민투표 실시를 요구하는 수투위 소속 의원들과 지도부의 갈등을 중재해야 하고, 전 의원의 단식과 박세일 의원의 의원직 사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강 원내대표는 "여러 사람들과 만나 접점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대화를 강조했으나, 현재로선 뾰족한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아울러 당내 소장파들 사이에서 6공 출신인 그의 보수 행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등 견제기류도 감지된다.

국가보안법, 과거사법, 사학법 등 3대 쟁점법안이 다뤄질 4월 임시국회는 그의 정치력을 시험하는 혹독한 관문이 될 것이다. 강 원내대표와 열린우리당 정세균 원내대표의 스타일에 비추어 두 사람의 의사소통은 비교적 원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합리적이고 경륜 있는 분이 당선돼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론 쟁점 법안을 둘러싼 여야의 깊은 이견의 골을 메울 순 없다.

이와 함께 차기 대선에 뜻을 두고 있는 강 원내대표가 박 대표,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 등 빅3 중심으로 전개되던 당내 대권경쟁 구도에 변화를 몰고 올 수 있을 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 일문일답/ "내달 임시국회 앞서 3대법안 당론 정리"

강재섭 신임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11일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흙탕물을 뒤집어 쓰고 당을 구하는데 신명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강 원내대표는 "4월 임시국회에 앞서 3대 쟁점법안에 대한 당론을 다시 논의, 당의 입장을 확실히 정리할 것"이라며 "상생으로 가되 중요한 대목에선 야당이 살아 있음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_행정도시 이전과 관련한 당내 혼란의 수습 방안은.

"우선 여러분을 만나 접점을 찾겠다. 수도지키기투쟁위의 의원들도 활동 공간이 있어야 한다. 행정도시법은 국회를 통과했지만, 서울의 네임 밸류는 지키고 수도권은 동북아의 허브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_전재희 의원의 단식 농성이 9일째인데.

"국회 안에서 자신의 철학을 실천하지 못해 국민과 함께 투쟁하겠다는 전 의원의 입장과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할 일이 있다는 현실정치를 어떻게 조화시킬 지 함께 연구하겠다."

_과거의 인물이라는 비판도 있다.

"나는 대통령 후보가 아닌 원내대표인데 원내대책만 잘 하면 되지 그런 건 말할 필요도 없다. 나는 현 정권의 과거지향성을 비판한 사람으로, 내가 최선을 다 하는 것을 보면 과거지향적인지 미래지향적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_우리당 정세균 대표와의 관계는.

"실용주의적이며 투쟁력과 내실을 갖춘 분이다. 과기정위에서 함께 있었기 때문에 인간적으로 대화할 수 있다."

▦경북 의성(56세) ▦대구 경북고, 서울대 법대 ▦사법고시 12회 ▦서울 부산 대구 광주지검 검사 ▦13~17대 국회의원(5선) ▦한나라당 부총재, 최고위원 ▦신한국당 원내총무, 대변인 ▦민자당 기조실장 ▦청와대 정무·법무 비서관 ▦부인 민병란(54)씨와 1남1녀.

최문선기자 moon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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