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병을 이기는 밥상] (9) 비만 어린이 체중조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병을 이기는 밥상] (9) 비만 어린이 체중조절

입력
2005.03.11 00:00
0 0

기분이 무척 안 좋아보이는 비만한 여자 어린이가 엄마와 함께 영양교육실로 들어섰습니다. 이 아이는 처음에는 묻는 말에 대답도 잘 하지 않더군요. 상담 중 보호자가 잘못 챙겨주는 간식도 비만의 원인이 된다고 하자 비로소 아이는 자신만의 잘못이 아니라는 생각에서인지 약간 기분이 좋아져 교육내용을 잘 듣고 귀가했습니다. 6주 후 2차 교육시 체중이 그리 줄지 않았지만 키가 크면서 체지방이 주는 것을 확인 한 뒤 밝아졌습니다. 3개월 뒤 3차 영양교육 때에는 처음보다 비만도가 10% 감소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습니다.

소아 비만은 어린이의 원인도 많지만 주위에서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 생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례로 여러 학원을 다니다 식사 대신 간식류를 자주 사먹게 됩니다. 이 어린이도 방과 후 학원으로 곧바로 가야하기 때문에 집에서 간식을 먹을 여유가 없었습니다. 부모는 탕수육, 피자, 꽈배기, 과자류 등을 사 먹이고 바로 학원에 데려다 주었습니다. 그러나 영양교육을 받은 후 간식을 우유와 과일류로 대체하는 횟수를 늘였습니다. 또 빵이나 피자를 먹을 때는 그 양을 줄이고 함께 먹던 탄산음료는 우유로 바꿔 먹게 함으로써 체지방률이 3.2%가 줄었습니다.

2차 영양교육시 식습관을 평가해 보니 간식이 많이 개선됨과 동시에 운동을 꾸준히 했고, 식사량도 많이 줄었습니다. 그러나 식사량을 너무 줄이면 성장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성장이 중요한 사춘기 이전에는 적절한 열량을 알맞게 섭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심한 비만이나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가 아니라면 체중은 유지하면서 성장함에 따라 비만도를 자연스럽게 줄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하루 열량은 식사를 적절하게 하되 한번에 많은 양을 먹기 보다는 3끼 식사와 1~2끼의 간식으로 나눠 먹는 것이 배고픔을 덜 느끼게 될 뿐만 아니라 효과적으로 식사량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3차 영양교육시에는 방학과 겨울이라는 계절적인 요인으로 외식을 자주 하게 돼 하루에 섭취하는 열량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운동을 많이 못해 체중이 줄어들지 않았지만 늘지도 않았고 체지방은 0.4% 정도 줄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느끼면서 비교적 어린이는 많이 밝아졌고 체중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본인 생활에 대해 잘 말할 정도로 변했습니다. 겨울이나 방학에도 운동량이 부족하기 쉬운데 TV보는 시간이 1시간 늘어날 때마다 비만 발생률이 2%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으므로 식사조절과 함께 운동을 늘려 비만도 감소를 유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체로 비만한 어린이들의 식습관을 보면 식사보다 간식 섭취량이 많거나, 햄버거, 피자, 탕수육 등의 패스트 푸드나 기름진 음식을 선호하거나, 탄산음료 등을 즐기거나, 채소를 먹지 않는 대신 과일을 지나치게 많이 먹는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할 때 주의할 점은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무조건 제외하거나 식습관을 급하게 바꾸기 보다는 문제 되는 음식량을 서서히 줄여나가거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다른 음식을 보강하는 방법이 바람직합니다.

소아 비만은 성인비만으로 이행하기 쉽고, 심한 비만 어린이들은 성장호르몬의 분비량이 줄거나 고지혈증, 고혈압, 당질불내성, 지방간 등의 성인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또래 집단에서 차별 받거나 자신감을 상실하는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조절해야 합니다.

그러나 어린이 비만은 비만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이뤄져야 하며, 성장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정기 진료와 교육이 필요합니다.

조영연 삼성서울병원 영양파트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