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과 삼성생명의 2005KB스타배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챔피언 결정전(5전3선승제)이 11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다. 단기전의 특성상 첫판을 잡은 팀이 챔피언 트로피를 거머쥘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양 감독들의 수 싸움이 벌써부터 뜨겁다.
지난 4일 춘천에서 국민은행에게 4강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첫 경기를 패한 뒤 우리은행의 박명수 감독은 고개 떨군 선수들에게 호통 대신 이런 말을 했다. "우리에게 주어진 1번의 질 수 있는 기회를 썼을 뿐이다. 기 죽지 마라. 이제부터 이기면 된다." 이후 우리은행은 전열을 재정비해 내리 2연승을 거두며 챔프전에 올랐다.
우리은행의 강점은 전 선수들의 고른 기량과 조직력이다. 특히 센터 3인방 김계령-이종애-홍현희로 이어지는 ‘트리플 타워’의 힘은 막강하다. 올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김영옥의 매끄러운 공수조율과 슈터 켈리 밀러의 장거리포도 믿음직하다. 박 감독은 "3일을 쉰 삼성생명보다 계속 경기를 한 우리의 게임 감각이 더 좋다. 시즌 전 김계령 김영옥을 괜히 데려왔겠나. 우리는 반드시 우승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실수를 세 번이나 되풀이하면 바보가 아니고 뭐겠나." 삼성생명의 정덕화 감독은 2003년 여름, 겨울리그 챔프전에서 거푸 우리은행에 무릎을 꿇었던 아픈 기억을 끄집어 자근자근 곱씹었다. 더구나 지난 4시즌 동안 줄곧 챔프전에서 고배를 마신 만큼 우승에 대한 열망도 간절하다. 정 감독도 박 감독처럼 선수들에게 기회를 강조했지만 그 의미는 사뭇 다르다. "우리에게 주어진 경기는 오직 세 번 뿐이다. 한 번이라도 지면 끝이다." 장수의 결연한 의지에 선수들도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삼성생명에도 3인방이 있다. 변연하-이미선-박정은으로 이어지는 ‘국가대표 3인방’. 가드 이미선은 탁월한 경기 운영능력으로 김영옥과 맞설 예정이고, 변연하는 과감한 3점슛으로 상대 수비를 흔든다는 각오다.
박정은도 고비마다 외곽포를 던져 해결사로 나선다. 다만 최근 긴급 수혈한 용병 센터 루스 라일리가 국내 농구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 불안하다. 정 감독은 "우리은행과 맞붙게 될 것을 예상해 이미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라일리도 반드시 제 몫을 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일환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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