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공개코미디를 MBC가 왜 안 했는지 그 이유가 뭔지 모르겠어요. 정통코미디를 계속해야 한다는 편협한 생각에 빠져 있었던 것 같은데, 공개 코미디 형식이 하나의 트렌드가 된 요즘 예전의 포맷 만을 고집하기 힘든 상태죠."
부장대우로 승진한 지 열흘 만에 최근 MBC 예능국장에 올라 화제를 뿌린 ‘!느낌표’의 김영희 PD(사진)가 첫 작품을 선보인다. 17일부터 ‘코미디하우스’ 대신 편성되는 공개코미디 ‘즐감, 웃으면 복이 와요’(가제·매주 목요일 오후 7시20분)가 %바로 그것. MBC가 기성 코미디언 중심으로 세트녹화를 통해 제작되던 ‘코미디하우스’를 포기함에 따라 KBS ‘개그콘서트’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과 더불어 본격적인 ‘공개코미디 3파전’ 시대가 열린다.
1999년 KBS ‘개그콘서트’가 첫 선을 보인 이래 6년 만에 공개코미디 형식은 한국 코미디의 주류로 자리잡았다. 이 같은 현상의 이면에는 방송국 PD와 코미디 작가, 공채 출신 코미디언들이 선보이는 콩트 코미디로는 더 이상 빠르게 변하는 시청자들의 욕구를 만족 시킬 수 없다는 현실이 자리잡고 있다.
김 국장은 장태연 전 예능국장 시절부터 준비해온 ‘즐감, 웃으면 복이 와요’에 MBC만의 색깔을 입힐 계획이다. "KBS나 SBS에서 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 약자를 대변하고 소수자를 배려하는 ‘코미디의 본령’에 충실하기 보다는 그냥 웃기면 된다는 발상에 사로잡혔거나 개인기에 치중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자를 조롱하고 풍자와 해학이 살아있어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고 한 코너를 보고 나서 정신없이 웃은 뒤 뭔가 가슴이 찡하게 생각할 수 있는 ‘유익한 공개 코미디’를 제작진에게 끊임없이 주문하고 있죠."
이를 위해서 ‘즐감, 웃으면 복이 와요’는 모든 코미디언들에게 철저하게 문호를 개방할 계획이다. "‘적자생존’이 될 겁니다. 재능이 있다면 대학로에서 코미디쇼 공연하는 신인도 과감히 발탁할 겁니다." 김영희 국장은 "자리를 잡으려면 몇 달 걸리겠지만 결국 KBS, SBS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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