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저축은행들의 예금금리 인하 추세가 맹렬하다. 이탈고객 흡수를 위한 은행들의 금리 인상 및 고금리 특판예금 경쟁과 대조적으로 저축은행들은 몇달째 계속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특히, 이번 달의 경우 평균 금리가 연 5% 미만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10일 상호저축은행 중앙회에 따르면 전체 109개 저축은행(영업정지 4개사 제외) 중 9일 현재 금리 집계가 완료된 63개 업체의 평균 예금금리(1년만기 정기예금)는 연 4.94%로 5%에도 미치지 못했다. 2002년6월 연 6.02%에 달하던 저축은행 평균 예금금리는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5.5%였으나 하반기부터 인하 추세를 보이더니 지난해 12월 5.18%까지 떨어졌다.
이런 추세는 올 들어 더욱 심화해 올해 예금금리를 인하한 저축은행이 전체의 72%인 78곳에 달할 정도다. 지난 1월 27개 업체가 금리를 내린 데 이어 2월에는 무려 42개 업체가 금리를 인하했다. 3월 들어서도 집계가 마무리된 63개 업체 중 9개 업체가 금리 인하 대열에 동참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연 5.6% 전후의 금리를 지급하던 서울지역 대형 저축은행들의 최근 금리 수준은 연 5.0~5.2%에 그치고 있다. 자금력이 부족해 서울지역보다 금리가 낮은 지방 저축은행에서는 연 3.9% 금리까지 등장했다. 이는 4.1~4.5%인 시중은행 특판예금보다도 턱없이 낮은 수치다.
저축은행들이 이처럼 금리를 인하하고 있는 이유는 수신고가 지나치게 많아 오히려 줄여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상대적 고금리에 대한 매력 때문에 은행권을 이탈한 자금 중 일부가 저축은행으로 몰리면서 저축은행 총수신고는 32조원을 돌파했다.
반면, 경기 침체로 인해 투자처는 마땅치 않아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자칫 역마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할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시장 실세금리와 은행권 예금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선 이후에도 저축은행들은 금리 인상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저축은행 부실을 우려한 금융감독당국이 금리 인하를 계속 권고하고 있는 것도 금리 인하 추세를 불러온 요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앞다퉈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아직 이탈 자금이 은행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징조가 없다"라며 "저축은행 수신고가 어느 정도 줄어들지 않는다면 예금금리 인하 추세도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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