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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향기자의 씨네 다이어리/‘지방용 영화’라는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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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향기자의 씨네 다이어리/‘지방용 영화’라는 편견

입력
2005.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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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송송 계란탁’의 시사회 후 평은 사실 그리 신통치 않았지만, 많은 이들이 "지방용이네. 지방에서는 대박일 거야"라고 입을 모았다. 주연인 임창정이 지방 관객몰이에 탁월한 재능이 있는 배우임을 상기하면서 말이다. 예상처럼 ‘파송송 계란탁’은 서울보다는 지방에서 반응이 좋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만 봐도, 지난 주말(4~6일) 서울에서의 관객순위는 6위에 그쳤지만, 전국 집계에서는 3위를 지키고 있다.

서울용, 지방용 가르기는 영화계에서는 매우 흔한 일이다. 관객의 오감을 직접적으로 자극해 웃거나 울거나 놀라게 하는 조폭영화 코미디영화 또는 최루성 멜로 영화가 대표적인 지방용으로 꼽힌다. 강렬한 제목이 지방 관객에게 호소한다는 것도 중론이다. 설정이 저질이라는 혹평도 받았지만 결국 흥행에는 성공한 영화 ‘돈텔파파’도 점잖았던 원래 제목을 버리고, 나이트 클럽 이미지를 노골적으로 풍기는 제목으로 바꾼 것이 지방관객 몰이에 일조했다는 평이다.

거주 지역과 취향의 정확한 함수관계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체계적이지도 않고 기준이 명확하지도 한다. 그러나 관객 스코어가 보여주듯 영화를 고르는 데 있어 서울과 지방의 취향차는 엄연히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부드럽고 귀여운 남자로 이미지가 고정된 강동원이 인터뷰에서 단골로 하는 말, "저 사실은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에요"가 그의 다소 마초적인 취향에 대한 고백으로 느껴지는 것처럼 어떤 경우는 출신 지역이 취향을 설명한다.

남은 것은 이 취향차이에 대한 태도인데, 보통 서울에서 영화를 만드는 이들은 이 차이를 바탕으로 문화적 우열을 가리려는 경향이 있는 듯 하다. ‘지방용’이라는 말의 남발 속에는 지방 관객을 아예 딴 나라 사람으로 규정, 의도적으로 열등한 문화 내용을 공급해야 한다는 결의마저 느껴진다. 잇단 코미디 영화의 성공에 편승해, 너무도 ‘허접하고 조야한’ 기획을 내 놓으면서도 "지방에서는 먹힐 것"이라고 장담하는 이들이 대표적이다. 서울시민이 되기 전까지 지방용 영화의 주 관객이었던 사람으로서 취향은 취향일 뿐, 은근히 열등생 취급은 말자는 데 한 표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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