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 반군 지도자인 아슬란 마스하도프의 피살로 러시아와 체첸 반군간의 유혈 충돌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체첸 반군은 즉각적인 보복공격을 선언하고 나서 자칫 제 3차 체첸전쟁으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증폭되고 있다.
러시아군에게 사살당한 마스하도프 전 체첸 대통령은 그 동안 온건 노선을 유지해 왔다. 지난달 러시아에 대한 공격중단을 선언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대화할 것을 요구할 정도로 협상을 강조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그를 테러리스트로 간주, 협상 대신 강경진압을 시도해 왔다. 반군 내에서 온건주의 지도자로서 강경파를 억누르는 그의 역할을 무시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그의 죽음을 반군의 세력약화보다는 새로운 저항을 촉발할 수 있는 악재로 보고 있다. 라이벌이 없어짐에 따라 이슬람 원리주의를 강조하는 샤밀 바사예프가 유일한 지도자로 추앙 받으며 강경노선을 이끌어 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스탠퍼드 대학 후보연구원의 존 던롭 연구원은 "그의 죽음으로 인해 타협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이 창문 밖으로 내 던져졌다"며 "체첸사태가 더욱 더 악화할 것은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마스하도프를 따르던 반군 조직원들이 바사예프 캠프로 자리를 옮겨 반군 조직이 하나로 통일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반군에 대한 그의 영향력이 생각보다는 미미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BBC방송은 "반군 내 영향력에 대해서는 그 동안 많은 논란이 있었다"며 "반군의 행동여부에 따라 그의 영향력이 평가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체첸사태는 구소련 공군 장성 출신인 조하르 두다예프가 체첸 대통령이 된 뒤 1991년 구 소련 붕괴 당시 독립을 선언하면서 촉발됐다. 보리스 옐친과 푸틴 대통령이 각각 94년과 99년 1,2차 체첸전쟁을 일으켰지만 반군%B들의 게릴라전에 막히면서 아직까지도 결말을 맺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푸틴 대통령이 ‘대테러 작전’명분으로 체첸 내에서 이슬람 분리주의를 내세우는 반군들을 몰아내는데 성공했지만 반군들이 러시아 본토에 대한 테러를 감행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두 차례에 걸친 전쟁으로 86만명의 주민들의 대부분이 이슬람교(수니파)를 신봉하고 있는 체첸공화국도 6만여명의 사상자와 20만여명의 난민이 발생하는 큰 피해를 입고 있다.
고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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