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무용의 대표적 안무가 4인을 한 무대에서 만난다. 전미숙 안성수 안은미 홍승엽. 1990년대 이후 국내 현대무용의 흐름을 주도하며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 외국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작가들이다. 전미숙과 안성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있고, 안은미는 지난해 여름 독일로 가서 심기일전 재출발을 했고, 홍승엽은 비빌 언덕도 없이 무용단 ‘댄스시어터 온’을 이끌며 고군분투 중이다.
10여 년간 춤판을 꾸려온 공연기획사 MCT가 ‘오늘의 춤 작가 Big 4 초대전’ 에 이들을 불러모았다. 12, 13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이들의 대표작과 신작을 만날 수 있다.
"예술은 애매모호하게 말해서는 안 된다." 전미숙의 지론이다. 그의 작품은 강렬하고 분명하다. "지나친 형식 실험은 배제하면서 예술이라는 힘 혹은 규칙을 빌어 더 강하고 더 현명하게, 더 솔직하고 대담하게" 가 자신의 삶과 예술의 지침이라고 말한다. 이번 무대에는 신작 ‘반갑습니까’를 올린다. 처음 만나는 사람끼리 주고받는 의례적인 인사말로 진짜 그러냐고 진실 게임을 청한다.
안성수도 신작 ‘볼레로 2005’를 선보인다. 반복적인 리듬이 점차 고조되며 광포한 황홀경에 이르는 라벨의 ‘볼레로’. 그는 이 강렬한 음악으로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세 편의 서로 다른 춤을 만들었는데, 이번 작품은 또 다른 버전이다. 그는 수학 공식처럼 논리적이면서 세련된 춤을 만들어왔다. 동작 하나하나를 분석하고 조립해서 자신만의 독특한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평론가들은 그의 작품에서 ‘멈춰 있는 숨, 이동하는 숨, 정지와 도발’(김영태), ‘지독한 세련됨’(박성혜)을 본다.
홍승엽의 ‘데자뷔’는 2000년 9월 프랑스 리옹 댄스 비엔날레 초청으로 리옹에서 초연되어 현지에서 크게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그가 만드는 춤은 매우 탐미적인 이미지로 다가오면서도 위트와 해학이 있어 즐겁다.
안은미는 일단 튄다. 빡빡머리에 별난 옷차림만큼이나 파격적이고 요란한 작품을 발표해왔다. 개성이 넘치면서도 대중적인 작품을 해왔기 때문에 인기도 대단하다. 이번 무대에는 지난해 초연했던 ‘Please, touch me’를 올린다.
12일 오후 7시, 13일 오후 5시. 공연문의 (02)2263-4680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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