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이 3자 대결로 압축됐다. 9일 후보등록 결과 11일 경선에는 강재섭, 맹형규, 권철현 의원이 나서게 됐다. 이번 경선의 특징은 두 가지다. 첫째는 지역대결을 피하기가 어렵다는 점이고, 둘째는 3명의 후보가 저마다 원내대표직에 정치적 사활을 걸고 벼랑 끝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선 출신지역이 강 의원은 대구, 권 의원은 부산, 맹 의원은 서울이어서 이를 둘러싼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집중 표적이 되는 쪽은 박근혜 대표와 지역이 겹치는 강 의원이다. 맹 의원측으로부터 "대표와 원내대표가 같은 지역 출신이어선 안 된다"는 견제를 받고 있다.
맹 의원은 "당 내분의 원인이 수도분할에서 시작됐으므로 수도권을 대변할 사람이 혼란을 수습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편다. 이에 강 의원은 "정치력이 중요하지 출신지역은 문제될 게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반면 권 의원은 "당의 분열과 패배주의를 떨치기 위해선 야당성을 회복시킬 수 있는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다 각 후보들은 원내대표를 차기 대선과 내년 지방선거 출마 등을 위한 마지막 도약대로 삼고 있어 득표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차기 대권을 꿈꾸는 강 의원이 가장 절실하다. 원내대표로 당 내분을 해결함으로써 전국적 대권후보 반열에 오르겠다는 내심이다. 강 의원은 5선 의원으로서 이번 기회를 놓치면 정치생명마저 위협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
맹 의원은 유일한 수도권 주자로서 낙선할 경우 목표하고 있는 서울시장 출마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판단 아래 전력투구하고 있다. 부산시장을 노리는 권 의원 역시 경선을 당내 소장파 의원들의 지지를 토대로 부산·경남권의 대표주자로 뛰어오르기 위한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후보들의 경쟁 열기를 반영하듯 판세도 혼전이다. 당%7내의 대체적 분석은 강 후보가 다소 앞서고 있다는 것이지만,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예상 밖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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