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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 '비천무' 왜 지상파 못탈까/ 해외판매 40억 인기 불구 중국풍 강해 방송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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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 '비천무' 왜 지상파 못탈까/ 해외판매 40억 인기 불구 중국풍 강해 방송 부담

입력
2005.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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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천무’가 지상파를 탈 수 있을까. 외주제작사 에이트픽스가 80억원을 들여 국내 방송사상 처음으로 100% 사전제작한 무협드라마 ‘비천무’가 지난해 11월 후반 작업만 남겨두고 시사회를 연 지 4개월이 지나도록 방송사를 잡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비천무’는 중국 원 말기를 배경으로 고려인 유진하(주진모)와 몽골인 설리(박지윤)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24부작 무협 멜로. 방송사의 ‘하청’을 받는 기존 외주제작 방식에서 벗어나 기획은 물론 투자와 촬영 등 전 과정을 에이트픽스가 전담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지상파TV 3사는 외주제작사가 저작권을 갖고 방송사는 국내 방송권만 갖는 ‘완제품 드라마 판매’ 방식에 대한 거부감과 작품에 짙게 밴 중국냄새가 국내 시청자 기호에 맞지 않을 가능성 때문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SBS 드라마국은 구매에 부정적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 드라마국의 한 관계자도 "국내 시청자들이 중국 무협시리즈와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며 "지상파에서 방송되더라도 주요 드라마 방송 시간대가 아닌 외화 방송 시간대에 편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상파 3사의 올해 드라마 라인업도 ‘비천무’ 방영을 어렵게 하는 요인. SBS는 ‘비천무’의 주인공인 주진모를 주연으로 캐스팅 한 월화드라마 ‘패션 70s’를 준비하고 있다. KBS는 ‘비천무’와 장르가 겹치는 무협사극 ‘해신’을 6월까지 방송하고, MBC는 대하사극 ‘신돈’을 올 하반기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그러나 송병준 에이트픽스 대표는 "SBS가 가격과 조건을 제시해 협상중이며 KBS, MBC 편성팀도 구매 의사를 보였다"며 "3사의 탐색전에 다소시간이 걸릴 뿐"이라고 말했다. 또 "홍콩에서 한국 드라마로는 가장 높은 편당 9,000달러에 팔리는 등 해외 판매액이 40억F원에 이르고 일본NHK와 미국 영국 등에서도 구매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이트픽스는 ‘비천무’의 지상파 방송이 불가능할 경우,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나 케이블 채널을 통해 방송한다는 방침이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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