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박주영!"
'애니골' 박주영(20·FC서울)이 볼을 잡을 때마다 상암벌에 응원의 함성이 메아리 쳤다.
박주영이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의 경기에서 후반 교체 출장, 47분간 활발한 플레이를 펼쳤다. 박주영은 당초 컨디션이 70%정도여서 10여분 정도 뛸 것으로 예상됐으나 감각적인 힐패스로 히칼도의 슛을 어시스트 하는 등 훈련량에 비해서는 기대이상의 플레이로 성공가능성을 예고했다. 특히 박주영은 적극적인 플레이를 전개, 빼앗긴 경기 주도권을 FC서울로 되찾아오는 등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관중들 역시 박주영의 일거수 일투족에 환호와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지난달 스페인 전지훈련을 다녀온 이후 발목부상 때문에 2주일 동안 휴식을 취했다가 오랜만에 훈련을 재개한 탓에 다소 몸이 무거워 보였다. 더욱이 상대 수비의 거친 태클과 밀착 마크에 그라운드에 나동그라지는 등 녹록치 않은 프로의 벽을 실감해야 했다.
박주영은 이날 최전방 스트라이커 김은중 대신에 브라질 용병 노나또와 함께 최전방 투톱을 형성했다. 백넘버 10번을 단 박주영은 경기가 시작되자 마자 상대 선수와 거친 몸싸움을 벌이고 문전관에서 미드필도 히칼도 및 노나또 등과 위협적인 2대 1패스를 주고 받고 헤딩슛을 시도하는 등 활발하게 공격에 가담했다. 특히 후반 4분 미드필드 부근에서 드리블로 상대선수를 제치다 태클로 넘어졌고, 상대 임호는 옐로카드를 받았다.
'박주영 신드롬'을 보여주듯 이날 경기장에는 평일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 2만4,863명이 관중석을 메웠다. FC서울측은 "지난해 경기당 평균 관중이 1만2,000여명이었고 주중홈경기 관중이 3,000여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오늘 2만5,000여명의 관중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언론에서도 평소 K리그 경기보다 훨씬 많은 5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어 ‘박주영 효과’를 실감케 했다. FC서울로서는 이날 전반 28분 대구FC의 산드로에게 결승골을 허용, 0-1로 패했지만 '박주영 마케팅'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한판이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 본프레레 "시간 더 줘야"/ 이장수감독 "가능성 충분"
"기적을 바라지 말고 박주영에게 더 많은 시간을 줘야 한다."(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 박주영의 프로 데뷔전을 현장에서 지켜 본 본프레레 국가대표팀 감독의 유보적인 발언과 달리 이장수 FC서울 감독은 "부족한 훈련량에 비해 성공적이었고 몇몇 좋은 장면도 있었다"며 "훈련량만 받쳐 주면 앞으로 프로무대에서 기량을 충분히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영은 "경기후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고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직 컨디션이 좋지 않은 만큼 체력을 먼저 끌어올리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첫 무대지만 긴장감은 없었고 자신감도 있었다. 드리블을 맘껏 하고 싶었지만 몸이 안 따라줬다"며 "최전방에서 슈팅을 하지 못한 것은 기회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며 몸이 좋아지면 자유롭게 드리블도 하고 골도 넣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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