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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환 기자의 증시, 어제와 오늘] '1,000시대' 달라진 投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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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환 기자의 증시, 어제와 오늘] '1,000시대' 달라진 投心

입력
2005.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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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주가지수가 1,000선을 넘은 지 열흘 가까이 흘렀지만, 예상과 달리 여의도 증권가는 너무도 조용하다. 5년 전인 1999년 말 1,000선을 넘었을 때의 들뜬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른바 ‘여의도 밥’을 20년 넘게 먹었다는 증권 전문가 A씨는 그 이유를 ‘학습효과’에서 찾는다. 1,000선을 넘었다가 곧바로 고꾸라지는 일이 89년 이후 4번이나 반복되면서, 증시를 떠난 개인 투자자들이 ‘이번에도…’라며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서당 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3%년도 아니고 16년간 당한 것을 어찌 사람이 잊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A씨는 "결국 개인 투자자들이 돌아올 것"이라는 입장이다. 올해 한국 증시가 과거와는 달리, 매우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과거처럼 허무하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논리이다. 그는 증시가 합리적으로 변했다는 대표적 증거로 ‘날씨효과’가 사라진 점을 꼽았다.

A씨에 따르면 83년부터 97년까지 15년간 맑은 날의 평균 수익률은 6.1%였으나, 흐린 날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0.8%였다. 특히 외국인 투자가 허용되기 이전인 83~91년엔 맑은 날의 수익률(11.1%)과 흐린 날 수익률(0.2%)이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그러나 99년 이후 날씨와 주가의 상관관계가 완전히 사라졌다. 99년 이전에는 날씨가 투자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쳐 주가를 좌우했으나, 그 이후에는 이런 관계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일기예보만 듣고 투자해도 돈을 벌었으나, 어느덧 옛 말이 된 셈이다.

A씨는 "재무관리 이론상 기업가치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하는 ‘무상증자’가 주가를 끌어올리던 황당한 일도 이젠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다"며 "일부 소형주들을 중심으로 허무맹랑한 테마로 주가가 출렁이는 일이 여전하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많이 정화된 셈"이라고 말했%F다.

과거 4차례의 ‘지수 1,000’ 시대에 증시에 뛰어들었다가 손해를 본 투자자들에게 ‘학습효과’를 잊으라고 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증시가 과거보다는 냉정하고 합리적인 ‘돈의 논리’에 충실한 시장이 됐다는 점에 동의한다면, 최근 외국인과 국내 부동자금이 증시로 몰려드는 현상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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