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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획사 전성시대?‘스타파워' 업고 "드라마·영화도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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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획사 전성시대?‘스타파워' 업고 "드라마·영화도 우리가…"

입력
2005.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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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획사가 대중문화 콘텐츠 생산의 전초기지로 변신하고 있다. 톱스타 군단을 거느린 대형 연예기획사들이 단순 매니지먼트 사업에서 벗어나 드라마와 영화 제작에 나서는 등 대중문화 전방위에 걸친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 연예기획사가 곧 콘텐츠 생산자 =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곳은 박신양 전도연 김선아 정우성을 비롯해 60여명의 연기자가 소속된 국내 최대 연예 매지니먼트사 싸이더스HQ를 자회사로 둔 IHQ(대표 정훈탁). IHQ는 지난해 드라마 제작사인 김종학프로덕션의 인수합병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후 화제작 ‘파리의 연인’을 만든 캐슬인더스카이의 지분 50%를 인수했다. 캐슬인더스카이는 현재 SBS에서 방송하는 조재현 차인표 주연의 ‘홍콩익스프레스’를 만들고 있다.

IHQ는 이와 별도로 드라마사업본부를 설치해 고현정과 싸이더스HQ 소속인 지진희, 조인성을 투입한 ‘봄날’을 만들고 있으며, 5월 SBS에서 방송 예정인 ‘헬로 마이 티처’(가제)를 포함해 5개 드라마를 준비 중이다. 또 IHQ는 자회사인 아이필름을 통해 자사 소속인 전지현 장혁 주연의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와 김선아 공유 주연의 ‘S다이어리’도 선보였다.

송승헌 한은정 등이 소속된 GM기획의 김광수 대표가 1대 주주가 되면서 사업 다각화에 나선 포이보스의 움직임도 눈길을 끈다. 영화 ‘내사랑 싸가지’에 이어, 김종학프로덕션과 함께 ‘슬픈 연가’를 제작했으며, 6월에는 표민수 PD가 연출하고 김정은, 정준호가 주연하는 ‘두루공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두루공주’는 포이보스와 김종학프로덕션, 김정은의 소속사인 파크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제작한다. 포이보스는 매니지먼트 분야에서도 이달 초 권상우 이동건의 소속사인 아이스타시네마를 25억원에 인수하는 등 몸집을 불리고 있다.

%◆ 변신을 가능케 한 힘 =‘스타파워’연예기획사의 변신은 대중문화산업 전반에서 날로 커지는 ‘스타파워’를 바탕으로 한다. 영화산업의 폭발적 성장과 ‘한류’ 열풍에 힘입어 영화, 드라마 제작 편수는 늘어난 반면, 주연급 연기자의 수는 한정돼 있어 수요공급의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매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화나 드라마의 흥행을 스타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이 틈을 타고 스타 캐스팅의 열쇠를 쥔 연예기획사가 권력의 한 축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이장수 로고스필름 대표는 "대략 80편의 영화와 드라마가 동시에 맞물?%C? 제작 또는 상영(방송) 중인데 주연급 톱스타는 20명 내외여서 캐스팅이 너무 어렵다"며 "그렇다고 다매체 시대를 맞아 지상파TV 시청률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스타’라는 강력한 무기를 포기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슬픈 연가’ 후속으로 23일부터 방영될 ‘신입사원’ 제작사인 이김제작단의 이선미 대표도 "10개가 넘는 제작사가 배우 1명을 놓고 서로 캐스팅을 따냈다며 방송국에 드라마를 팔고 다니고, 연예기획사는 그 누구에게도 확답을 주지 않는 한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 부작용과 한계 = 그러나 연예기획사가 중심이 된 콘텐츠 생산 방식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작품을 스타 마케팅의 도구로 활용하려 하거나 스타 개인에 지나치게 의존함으로써 작품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뮤직비디오인지, 드라마인지 모르겠다’는 비판을 받은 ‘슬픈 연가’나 지지부진한 이야기 전개로 뒷심을 잃은 ‘봄날’(SBS)에서 보듯이, 작품성이 받쳐주지 %B않으면 ‘스타파워’는 반짝 효과에 그친다. ‘봄날’ 제작사인 IHQ의 한 관계자도 "톱스타만 확보하면 다 될 줄 알았는데, 막상 시작하고 나니 ‘신기루’에 불과했다"고 고백했다.

‘불새’를 만든 초록뱀미디어의 김기범 대표는 "작품의 마지막 전달자는 스타지만 스타 혼자서 드라마와 영화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기획이 좋고 대본이 탄탄해야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기본을 잊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김현준 KBS 드라마1팀장도 "KBS는 현재 연예기획사가 제작하는 드라마를 방송하지 않고 있다"며 "연예 매니지먼트와 제작의 결합은 제작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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