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알리는 전령이 가요계에도 도착한 모양이다. 움츠린 사람들의 마음을 열게 만드는 신나는 음악을 앞세워 봄을 연 'W'와 '비바소울'. 두 밴드는 이름은 낯설지만 탄탄한 배경을 지녔다. 엔터테이너로 가수를 키우는 ‘기획’보다는 실력 있는 뮤지션을 발굴하고 선보여온 ‘레이블’ 플럭서스와 엠보트의 새 아티스트이기 때문. 더욱이 두 곳은 소속 가수를 총출동시킨 레이블콘서트를 여는 등 최근 ‘레이블’ 파워를 본격화하고 있어, 새로 선보인 두 밴드의 의미도 각별%하다.
◆ W = 코나의 리더였던 배영준(36·기타)과 한재원(31·키보드) 김상훈(30·베이스)이 2000년 결성한 ‘Where The Story Ends(웨어 더 스토리 엔즈)’가 ‘W’로 이름을 줄여 돌아왔다. 2집 ‘Where The Story Ends’를 들고, 러브홀릭 이승열 클래지콰이프로젝트 등이 소속된 플럭서스의 4호 가수라는 타이틀도 붙이고서 말이다. "인디로 가서 데뷔앨범을 낼 때는 누구 눈치도 보지 말고 제멋에 겨워 한번 해보자 했죠. 그러나 이제는 시스템의 힘을 빌었잖아요."
멤버의 어머니들조차 기억 못하는 긴 이름에서 개명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그러나 ‘따뜻한 디지털 음악’을 표방하는 음악적 지?7袖? 그대로, 일렉트로니카에 기반을 두고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하는 건 변함없다. 트립합 테크노에 경도돼 축 가라앉았던 전작에 비해 지난달 레이블콘서트에서 선보인 2집 음악은 훨씬 가뿐해졌다. 13곡을 듣다 보면 어깨를 들썩이거나 발을 까닥거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요즘 만화에 심취한 배영준 덕분에 만화적 상상력도 곳곳에서 빛난다. 살짝살짝 밟는 듯한 비트에 가벼운 사운드를 얹은 타이틀곡 ‘Shocking Pink Rose’는 펑크밴드 록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만화 ‘나나’에서 영감을 얻은 곡이고 발라드‘만화가의 사려 깊은 고양이’의 멜로디도 인상적이다. ‘Everybody Wants You’는 가벼운 디스코 풍이 흥겹고, 거품이 보글보글하는 전자음도 애교가 넘친다.
"2집의 목표는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자는 거에요. 우울하고 슬픈 일이 있을 때, 위안을 주는 음악으로 말이죠."
◆ 비바 소울 = 스물 여섯 동갑내기 주드(김주완) 딜로(박성용) 사무엘(최사무엘)로 이뤄진 ‘비바 소울’. 10년 동안 홍대 앞을 누빈 그들이 지난해 휘성 빅마마 거미 등을 배출한 엠보트에 발탁됐다. 비바 소울은 R&B 중심 흑인음악으로 특화한 엠보트가 힙합으로 영역을 확장해 만든 하위레이블 ‘헝그리스쿨’의 첫 주자이다.
데뷔앨범 ‘Youth on the Road’에는 젊음과 패기가 넘친%B다. 기타 베이스 드럼 등의 연주는 물론 랩과 프로듀싱까지 직접 해내는 실력을 지닌 그들은 서로 역할 분담을 따지기 어려운 ‘음악공동체’란다. 클럽에서 활동하던 한때 거칠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였다지만, ‘비바 소울’이라는 이름을 붙인 4년 전부터는 "신나지만 깊고 진지한 음악으로 침체된 사람들의 기분을 올려주고 싶다"고 포부를 다져왔다. 세 멤버가 지향하는 음악의 공통분모는 ‘그루브한 리듬감이 살아있는 솔’. ‘애시드 힙합’ 장르라고 소개한 1집도 밝고 긍정적이다. 그러나 그들의 음악은 힙합이란 장르에만 가두기에는 아깝다. "힙합은 우리 음%악의 한 요소일 뿐이죠. 우리 음악의 스펙트럼도 점차 확장되고 있으니까,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할지는 모르는 거죠. 그냥 ‘비바소울 스타일’이라고 하죠."
타이틀곡 ‘Swing My Brother’는 몰아치는 랩을 스윙 재즈가 받쳐주고,‘No Music No Life’에서는 음악에 대한 진지한 태도를 재즈와 랩으로 풀었고, 랩에 보사노바를 얹은‘Youth on the Road’는 젊음에 대한 찬가이다. "우리음악은 거리를 닮았어요. 화창한 봄날에 거리를 거닐며, 따스한 햇볕 아래서 바람을 살짝 가르며 들어보세요.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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