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자의 눈] 롯데백화점의 거짓 해명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자의 눈] 롯데백화점의 거짓 해명

입력
2005.03.08 00:00
0 0

"에스컬레이터 작동은 안전요원 2명만 할 수 있는 데 열쇠를 모두 회수했으니 우리 측에서 작동시킬 리가 없지 않습니까."

2일 서울 영등포역에서 고장 나 멈춰 있던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움직이는 바람에 걸어 올라가던 70대 할머니가 넘어져 숨지자 롯데백화점 측은 "모든 것은 역 책임이고 우리는 관계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갖고 있는 열쇠 2개는 담당 팀장이 서랍 속에 보관 중인데 의심이 나면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에스컬레이터는 백화점 매장 밖에 설치돼 고객들은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는 부연 설명까지 곁들였다.

에스컬레이터 좌측에는 백화점 매장이, 우측에는 영등포역 열차 매표소가 있기에 어느 쪽이 관리 주체인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백화점은 나름대로 논리정연한 해명을 했고 역 측은 "자체적으로 조사해보겠다"고만 답해 당시는 역 측에 의혹의 눈길이 더 쏠렸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채 4일을 넘지 않았다.

6일 경찰조사 결과, 이 백화점 주차요원이 복제된 시동 열쇠를 이용, 에스컬레이터를 움직인 것으로 밝혀졌다. 모두 회수했다는 열쇠는 이미 수십개가 복제돼 백화점 일반 직원들이 함께 갖고 있었다. 또 백화점 손님들이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고 강변했지만 현장 취재를 통해 절반 이상의 이용객이 백화점 쇼핑백을 들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유통업은 신뢰로 승부를 건다. 좀 비싸지만 고객들이 백화점을 찾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고에서 롯데백화점은 끝까지 "책임 없다"는 거짓말로 일관했다. ‘양치기 소년’으로 판명 난 대형백화점의 행태에 소비자들의 분노가 커지는 대목이다.

신기해 사회부 기자 shink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