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홈쇼핑 김 담(40·사진) 부회장은 첫 인상이 무척 다부지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지낸 김각중 경방㈜ 회장의 차남인 김 부회장은 2세 경영인 답지 않게 털털한 듯 하면서도 빈틈이 없는 사람이다. 김 부회장의 그런 캐릭터는 사실 평사원 생활부터 다져진 것이다.
"1991년 경방 해외사업부 평사원으로 입사했을 때 아무도 말을 걸어주지 않아 혼자 밥을 먹고, 멍하니 앉아 있다 혼자 퇴근하곤 했습니다. 아침 일찍 출근해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으려는 동료에게 커피를 뽑아주면서 친해졌는데, 그 다음부터는 항상 동전을 양복주머니에 가득 채우고 다녔죠." 그 때 이후 김 부회장은 가장 먼저 출근해 가장 늦게 퇴근하는 버릇이 생겼다. 백화점에서 근무할 때는 누구보다 먼저 출근해 식품매장에 납품되는 생선의 신선도를 직접 체크했다. 그 같은 경험 탓인지 그는 "성실이야말로 직장인이 가져야 할 최고 덕목"이라고 강조한다.
경방㈜ 전무, 경방유통 대표를 겸직하고 있는 김 부회장은 지난달 24일 우리홈쇼핑 부회장에 임명된데 대해 "경방이 홈쇼핑 사업을 포기할 뜻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아이즈비전과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이제 확실히 경영권을 확보한 만큼 과감한 투자를 통해 공격적 경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우리홈쇼핑은 지난해 극심한 소비 침체 속에서도 전년 대비 23% 신장한 1,547억원의 판매수수료 매출액을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해외사업 다각화 및 뉴미디어 사업 강화를 위해 250억원을 투자해서 2,000억원 이상의 판매수수료 매출을 올릴 계획입니다."
김 부회장은 2008년까지 영등포에 대규모 복합 쇼핑몰을, 서울 강남 등지에 경방필백화점 2호점을 오픈하고, 우리홈쇼핑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워나가겠다는 복안도 공개했다. 하지만 경방이 유통 전문 기업으로 변신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그건 너무 섣부른 예측"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김 부회장은 "방직업에 기반을 둔 경방이 유통업 부문을 강화해 나가는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글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사진 홍인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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