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통령 탄핵, 신행정수도 헌법소원 사건 등으로 사회적 위상을 한껏 높인 헌법재판소의 공보담당 연구관직에 여성인 김경목(34·사진) 연구관이 7일 임명됐다. 대법원과 헌재, 법무부, 대검찰청을 통틀어 여성이 공보업무를 맡은 것은 처음으로, 최근 사법부 내에서 여성 법조인이 급증하는 추세를 반영한다.
헌재에는 일반직으로 공보관이 있으나, 재판 심리 과정이나 결정 취지를 언론 등에 설명하는 업무는 사법시험 출신의 공보담당 연구관이 맡고 있다.
김씨는 서울대 법D대를 졸업한 뒤 사시 36회에 합격했으며, 1997년 사법연수원 수료 후 국내 최대 로펌(법률회사)인 ‘김&장’에 들어가 기업 M&A(인수합병)를 전담하는 변호사로 일했다. "당시만 해도 로펌에 여성이 별로 없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다는 생각으로 판·검사 대신 변호사를 택했다"는 게 김씨의 설명. 2002년에는 "또 다른 세계를 경험하고 싶다"며 헌법재판소로 적을 옮긴 후 현재는 최초의 여성 헌법재판관인 전효숙 재판관을 보좌하고 있다. 헌재 안팎에서는 법률가로서의 전문성과 서글서글한 성품을 주요 발탁 배경으로 꼽고 있다.
김씨의 남편은 지난해까지 서울북부지법 판사%7로 재직하다 개업한 유성훈 변호사이며 친언니는 서울고법의 김경란 판사, 형부는 인천지검 박두순 검사로 법조인 가족이다.
김씨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법조계는 다른 분야보다 여성 비율이 더 낮은 편이지만 오히려 남녀간 차별은 덜한 편"이라며 "새 임무에 막중한 책임을 느끼지만, 여자라고 특별하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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