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통합(SI) 업계는 경기를 많이 타고 기술 변화에도 민감한 탓에 최고경영자(CEO)들의 부침도 잦은 편이다. SI 업체 대부분이 대기업 계열사라 ‘거쳐가는’ 사장들도 많다.
포스데이타 김광호(62·사진) 사장은 그런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인물이다. 1997년 취임 이후 줄곧 한 자리를 지켜 업계 최장수 CEO로 꼽힌다. 더욱이 지난 3일 주주총회에서 2년 임기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선임돼 김 사장은 ‘10년 CEO’ 기록을 세우게 됐다.
한 자리를 10년 동안 지키는 비오너 전문경영인은 재계에서도 드문 편이다.
김 사장은 사실 정보기술(IT)업계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력을 갖고 있다. 1969년 포스코에 입사해 자금부장, 관리실장, 관리이사, 포스틸 부사장 등을 거친 ‘철강맨’이다. 그는 재무제표 한 장으로 회사의 경영 내용을 속속들이 들여다 보고, 경영 관련 수치는 한번만 봐도 외우다시피 한다.
그런 경력이 포스데이타로 옮긴 뒤 오히려 ‘약’이 됐다. 이윤은 박하고 조직은 방대한 SI 업체 속성상 김 사장처럼 관리와 재무 분야에 강한 경영자가 두각을 나타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라이벌인 삼성SDS의 김 인 사장, LG CNS의 정병철 사장도 모두 재무통이다.
김 사장은 지난 8년간 포스데이타를 업계 최고의 ‘품질 기업’으로 키워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계층적 조직 구조를 혁파하고 120억원짜리 첨단 지식경영시스템을 도입한 결과로 2002년 품질경영인 대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디지털비디오레코더(DVR)와 병렬 슈퍼컴퓨터, 한국형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사업에 진출하는 등 미래 사업 발굴에도 열심이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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