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연구재단은 7일 "북한학자들과 평양 일대의 고분을 공동조사하기로 공식 합의했다"고 밝혔다. 재단은 또 지난달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한 러시아 학자들과 함께 ‘고조선 고구려 발해에 관한 국제학술회의’를 열어 세 나라가 우리 역사의 근간임을 재확인했다.
김정배 고구려연구재단 이사장은 이날 "북한 당국과 고분 공동조사에 최근 합의했다"며 "우선 평양 근처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고분을 조사할 계획인데,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아직까지 누구도 북한 고분 벽화 전체 모습을 담은 사진자료를 체계적으로 갖고 있지 못한 형편"이라며 "이번 공동조사에서 그런 작업도 진행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고구려연구재단은 북한 사회과학원, 러시아 극동기술대학과 공동으로 지난달 24, 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고조선 고구려 발해 역사와 문화를 재조명하는 대규모 학술대회를 열었다. 중국의 역사왜곡 문제가 불거진 이후 남북한 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고대사 전반의 연구성과를 발표하고 토론하기는 처음이다. 특히 12명이나 되는 북한학자들이 논문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재단에 따르면 북한대표인 허종호 조선역사학회 위원장은 폐회사에서 중국의 동북공정을 겨냥해 "이번 학술회의에서 한 목소리로 고조선과 고구려, 발해가 모두 조선민족사의 뗄 수 없는 구성체임을 힘있게 논증하고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를 조선역사에서 떼내려는 주장은 엄중한 역사왜곡이라는 것을 풍부한 자료와 정연한 논리로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발표자로 참석한 러시아 학자 5명은 한결같이 발해가 고구려 계승국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며 "10년 넘게 남한학자들과 공동발굴을 진행하고 토론한 결과"라고 말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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