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적으로 보면 2주 전에 비해 한 발짝도 전진하지 못했지만, 1,000포인트를 돌파한 증시는 다행히 3일 천하로 끝나지는 않았다. 불안요인이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주가는 오르고 있다. 최근 급등한 유가도 더 이상 주가의 앞길을 막지 못하고 있다. 강한 매수세를 유지해 오던 외국인이 순매도를 보였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강세 심리는 시장에 내재하는 일부 불안 요인마저 희석시키고 있다. 시장심리의 극단적 쏠림 현상을 견제하며 균형을 잡아주던 보수적 견해도 사라지고 있다. 이처럼 낙관이 강할 때는 외부환경 변화에 의해 주가 흐름이 달라지기 보다는 기술적 요인, 또는 종목군 투자 유인 등에 따라 주가 흐름이 좌우될 수 있다.
그런데 거래대금 추이를 보면 경계신호가 발견된다.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합산 거래대금이 5조~6조원을 기록하면서 예탁금 회전율이 50~60%를 넘어서고 있다. 이것은 2004년 4월 고점 기록 당시의 회전율 45%를 능가하는 수치다.
상승의 기술적 패턴을 보더라도 중단기적으로 탄력 둔화가 예상된다. 지금 상승의 시작은 지난해 8월인데, 당시 저점은 710포인트. 이후 ‘2개월 상승 → 3개월 횡보 → 2개월 상승’의 패턴을 연출하고 있다. 3개월 박스권의 중심선인 870포인트를 기점으로 보면 160포인트 상승한 지점은 1,030선이다. 이것이 바로 1,030~1,050포인트를 이번 랠리의 2차 상승 목표치로 설정하고 있는 이유이다.
종목별 투자유인 측면에서도 강점과 약점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때가 되었다. 1,000포인트 돌파를 주도했던 대형우량주는 장기적으로 보면 매력이 있다. 이전 고점에 비하면 분명 대형우량주는 일부 종목을 제외하면 가격이나 저평가 매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상승가능성은 자연스럽게 발화되어 분출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기폭제를 필요로 한다. 그것은 분기실적 발표일 수도 있고 IT와 내수 경기의 연속적인 상승 모멘텀의 확인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소외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는 중소형주가 투자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이들 역시 주가상승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대형주와 격차가 많이 해소되었다. 당사가 추정하는 소형주의 자본수익률(ROE)은 2004년 3.3%로, 대형주의 16.5%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ROE가 떨어진다는 것은 적정한 PBR을 대형주 수준으로 부여하기 어렵다는 것이어서, 중소형주 역시 선별의 노력이 배가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김세중 동원증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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