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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공부야 놀자/ 새학기 '성공학습' 노하우 - 전문가·학부모 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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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공부야 놀자/ 새학기 '성공학습' 노하우 - 전문가·학부모 좌담

입력
2005.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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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가 시작됐다. 학생들은 저마다 다짐한다. "공부 계획을 잘 세워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하지만 마음만 앞설 뿐 어떤 방식으로 효율적으로 공부를 해야 할 지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입시전략가 3명과 학부모 2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오병희 소프트뱅크 유웨이 이사, 조진표 와이즈멘토 대표, 고승재 에듀플렉스 대표, 김은실 ‘대치동 엄마들의 2008년 입시전략’ 저자, 이가희 ‘한국 토종엄마의 하버드 프로젝트’ 저자(2004년 하버드대 입학 박원희양 어머니) 등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2시간여동안의 난상토론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공부 노하우를 생생히 전했다. 현행 교육제도가 안고있는 문제점들을 꼬집는 역할도 빼놓지 않았다. 편집자주

조진표 대표= "새 학기라고 해도 9월과 3월이 다릅니다. 3월에 신경쓸 부분은 첫 중간고사지요. 새 시스템에 잘 적응하느냐가 관건입니다. 물론 인문고냐 실업고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어쨌든 환경에 잘 적응해야합니다. 기왕이면 분발해서 가능성을 스스로 체크하고 중간고사까지 신명나게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고승재 대표= "스트레스는 고1 첫학기에 가장 많습니다. 고3때 3월 성적이 1년을 좌우합니다. 체계적으로 공부 계획을 세워 3월부터 시작해야 됩니다. 환경이 바뀌게 되니까 이리저리 흔들리기 쉬워 마음을 다잡아야 합니다."

오병희 이사= "신학기는 3월 목표가 가장 중요합니다. 첫 전략 수립이 관건이에요. 전략을 잘 세우면 목표보다 훨씬 높은 곳에 도달할 수 있어요. 7차 교육과정은 선택형이어서 대학이 요구하는 과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 장점을 충분히 살릴 수 있다고 봅니다. 실질적으로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뜻이지요."

김은실씨="사실 고3에 본격적으로 입시준비를 하면 늦을 수도 있습니다. 대치동 등 강남에서는 문·이과를 나누는 것을 포함해 입시준비 학년이 점점 낮아지는 추세지요. 중1때 문·이과 중 어디를 택할 지 준비할 정도니까요."

이가희씨="신학기에 부모가 각급 학교 임원을 하는 이유는 ‘정보’를 얻으려는데 있습니다. 교사의 수행평가를 사전에 알아보기위한 목적이 크지요. 수행평가계획을 미리 체크하고 이에 맞게 아이 교육을 시키기위해 임원을 준비하는 셈이지요."

고승재="부모의 통제하에 공부하는 학생은 상급학교에 진학하면 성적이 빨리 하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엄마의 통제권을 넘어서면서 나타나는 현상이지요. 특히 이런 학생의 경우 고3이 되면 성적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어요. 중학교때 적성을 찾아야 하고 고교 진학때 입시의 큰 밑그림을 그려야 허둥대지 않게 됩니다."

김은실= "우리 아이는 학원을 전혀 다니지 않다가 중학교때 처음 갔어요. 선행학습 문제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 같아요. 초등 6년의 중1 반배치 고사는 선행학습을 테스트하는 행위 같아요. 이런 선행학습 분위기에서 첫 시험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비현실적이지 않을까요."

이가희= "따라갈 수 없는 학생들이 모두 선행학습에 매달리는 게 문제가 아닐까요. 선행은 능력이 되는 학생들이 먼저 치고나가는 것입니다."

조진표="서울대 영재교육원은 대표적인 사교육 유도기관입니다. 여기에 입학하려면 선행학습을 해야 합니다. 반면 한성과학고 등 상당수 특수목적고는 창의학습 위주여서 대조적입니다. 학교가 선행학습을 유도하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상황입니다. 선행과 예습은 반드시 구분돼야합니다. 선행은 타고난 아이가 아니면 따라가기 힘듭니다."

이가희= "지난해 하버드대에 입학한 딸은 미국과 한국 학생의 공부 방식이 너무 다르다고 하더군요. 한국학생들은 자기만의 학습노트를 밤을 새면서 나름대로 정리합니다. 그러나 미국 학생들은 토론식 공부를 하다보니 딸의 학습 정보를 결국 남에게 모두 나눠주는 꼴이 되더라는 겁니다. 우리나라 교육 현실은 암기하고 계산해 사지선다형을 골라 대입시에서 합격여부를 점수로 결정하는 시스템이지요."

오병희="대입제도 변화여부에 따라 사교육은 진화합니다. 2008년 대입 제도 변화로 대학의 학생선발이 다원화됩니다. 대학이 어떤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하느냐에 따라 사교육 변형이 결정됩니다. 논술도 작문이 아닌 철학적 사고를 테스트하는 추세로 바뀔 겁니다. 교육이 토론식으로 가게되지 않을까요."

고승재= "독서를 많이 하고 사고력를 키워야 합니다. 수능이 점점 사고력를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사교육도 독서 교육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듯 싶네요. 하지만 독서의 본질이 아닌 내용을 빨리 파악하는 교육을 시키는 학원이 생길 것 같아 걱정입니다."

김은실= "교육이 진화하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가 부실해요. 미국은 초등학교 저학년때 에세이를 쓸만한 주제를 던져주고 1년동안 쓰라고 합니다. 어릴때부터 자기생각을 표현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어서 에세이를 자연히 잘 쓸 수 밖에 없지요. 한국의 학교는 이런 부분을 간과해 점점 사교육으로 흘러가고 있어요."

오병희= "교육이 르네상스 같은 느낌입니다. 인문지리적인 성향 및 논리 등 백안시됐던 철학적 주제들에 익숙한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고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가 오고 있습니다."

조진표= "교육정책을 신뢰할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사교육비를 절감하기위한 한가지 방법은 대입시때 단 한번 본고사를 치르는 것이라고 봅니다. 모든 것을 잘하는 학생을 요구하는 한 사교육은 번창할 수밍밖에 없어요."

김은실= "초등학교때에는 독서에 전력투구해야 합니다. 순수문학을 많이 읽으면 문장 이해력이 굉장히 높아집니다. 판타지 소설이나 신문을 많이 보면 어휘력과 문장 구사력이 늘지요. 국어를 잘하는 학생은 사회탐구도 잘 합니다. 우등생의 공통점은 책벌레입니다."

이가희= "독서리스트를 만드는게 필요할 듯 싶어요. 문학도 시, 소설, 사상, 경제, 경영 등으로 나누고 학년별로 필독 목록을 정리해야 합니다. 부모는 자녀가 편독하지 않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싫어하는 책을 읽도록 하기위해 일종의 ‘현금 보상제’ 등을 도입해 용돈을 주는 것도 괜찮은 방6법 아닐까요."

고승재= "결과적으로 동기부여가 핵심인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때부터 기본기와 습관을 들이기위해 작은 보상으로 잡아나가야 합니다. 중고교때에는 다른 방식의 동기부여가 필요하지요. 아무래도 분기점은 중학교가 되지 않을까요. 감성이 풍부해지는 시기니까요."

조진표= "공부를 잘 하는 요건 중 하나는 싫어하는 과목을 얼마나 잘 감수하느냐는 것입니다. 성적을 잘 내려면 싫어하는 과목을 이겨내야 합니다. 싫어하는 과목이 있더라도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사교육은 공교육의 잘못을 먹고 큽니다."

김진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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