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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살 하루 30명, 개인문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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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살 하루 30명, 개인문제 아니다

입력
2005.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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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는 매일 3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48분에 한 명꼴로 자살을 하는 셈이다. 이것도 매년 5% 이상씩 늘어나 우리나라 자살 증가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미래를 이끌어갈 20, 30대의 자살이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한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젊은이들이 사회에서 비전과 희망을 찾지 못한다는 징표이기 때문이다.

자살의 원인은 복합적이어서 정확히 가리기가 어렵다. 그래서 대개는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된다. 우울증이나 병, 가정불화 같은 것으로 포장된다. 하지만 그 근저에는 경기 불황에 따른 실직과 생활고 등 사회·경제적 요인이 똬리를 틀고 있다. IMF 외환위기 직후를 정점으로 수그러들던 자살건수가 3년 전부터 급증세로 전환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회 전반에 팽배한 불신과 증오, 가정 해체와 개인주의 확산, 생명경시 풍조 등도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다.

그런 점에서 영화배우 겸 탤런트인 이은주씨 자살을 계기로 정부가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해 자살 방지에 나서기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 자살이 국가적인 과제인데도 개인문제로만 돌린 채 수수방관했던 사실로 볼 때 때늦은 감마저 든다.

돈이 없어 우울증 등 정신질환 치료를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에 대한 치료비 지원과 정신보건센터 확충, 정신건강 상담전화에 전담인력 배치 등이 대책의 골자다. 자살이 일종의 정신질환이라는 점에서 치료와 상담을 통한 접근방식은 제대로 된 방향으로 보인다. 여기에 시민단체와 연계해 자살 예방 교육과 홍보, 전문가 양성, 자살방지 시스템 확보 등 사회안전망 구축 등의 과제도 시급하다. 자살이 모방성이 강한 만큼 언론의 신중한 보도태도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변의 관심과 배려다. 가족과 친구의 따뜻한 말 한 마디와 애정은 가장 효험 있는 자살 예방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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