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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은 얼굴/ 30년전 전우를 만나게 해 준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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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은 얼굴/ 30년전 전우를 만나게 해 준 한국일보

입력
2005.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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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마침내 우리가 만났습니다. 꿈만 같습니다.

지난 1월17일 한국일보 ‘보고싶은 얼굴’ 란에 제가 보낸 글이 실렸습니다. 30년도 더 넘은 1972년 초 강원 원주 태장동 2799부대 건설공병대대에서 함께 근무를 한 전우를 간절히 찾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나는 교육계, 그는 작전계에서 떨어져 근무를 하면서도 서로를 친형제처럼 의지하면서 그 시절 그 고달프고 험한 군대생활을 넉넉하게 넘겼습니다. 그는 어느 때 몸이 아팠던 나를 위해 미국에 있는 자기 형님에게까지 연락해 약을 구해준 마음 따뜻한 전우였습니다. 평생을 함께 하자며 약속했지만 제대 이후 서로가 바쁜 사회생활로 인해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늘 가슴에 한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혹 그 친구가 읽게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으로 글을 보냈던 것입니다. 사실 오래 전부터 이곳 저곳에다 그 전우를 찾고 싶다는 글을 많이 올렸습니다. 그런데도 아무런 연락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여보세요, 혹시 김성영씨 입니까?" "네, 그렇습니다만."

"한국일보에 나온, 전우를 찾는다는 사연을 보고 전화했습니다. 신문에 나온 분이 제가 알고 있는 사람과 비슷한 것 같아서…." "아, 그래요? 그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연락 좀 해주세요."

그리고는 얼마 뒤에 기다리던 바로 그 전화가 걸려왔던 것입니다. 처음에는 누군지 몰랐습니다. 언뜻 목소리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곧 그토록 찾고싶던 전우의 목소리란 걸 알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30년이 지난 그 목소리는 여전했습니다.

"어이 친구, 어머님은 어쩌신가?" "응, 올해 아흔 넷인데 건강하시네. 그런데 자네 어머님은." "우리 어머님도 괜찮으셔. 우리 어머님도 아흔이 되셨는데 내가 모시고 있다네."

우리는 재회의 감격 속에서 이것 저것 궁금한 얘기를 서로 급하게 물어보았습니다. 서로가 어디에 살고있고, 또 아들 딸들은 얼마나 두고, 또 결혼을 시켰는지…등등. 긴 통화 끝에 우리는 곧 만날 약속을 하고 몇 번이나 아쉬워하면서 전화를 끊었습니다. 한국일보에게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몇 번이라도 드리고 싶습니다. 중·고등학교 때 고향 전주에서 한국일보를 배달했던 인연으로 지금껏 보아오고 있는데, 한국일보를 통해 은인이나 다름없는 친구를 다시 만나는 기쁨까지 얻었습니다. 귀사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김성영·경기 안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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