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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중산층의‘봄’은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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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중산층의‘봄’은 아직 멀었다

입력
2005.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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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 조짐이 경제 각 분야로 확산되고 있으나 중산·서민층이 체감할 정도로 회복되려면 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과 통계청의 ‘1월 서비스업 활동동향’에 따르면 백화점·할인점 매출이 상승세로 전환하는 등 소비경기 회복 기운이 점차 퍼져가고 있다. 그러나 대표적 소비지표인 도·소매업의 하락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월소득 400만원 미만 계층의 경기심리는 여전히 비관적이다.

재경부가 경기 흐름을 총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매달 발행하기로 하고 이날 처음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 보고서(일명 그린북) 3월치는 "올해 들어 수출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고, 경기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고,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내수경기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서민층과 중소기업의 체감경기가 회복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최근 고유가와 원·달러 환율하락은 아직까지는 경기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으나, 향후 경기회복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민간소비 회복과 관련해서는 "설 연휴가 속한 달이 지난해에는 1월, 올해는 2월로 바뀜에 따라 전년 동월 대비 수치가 크게 등락하는 착시현상을 배제하기 위해 1, 2월 전체 매출실적을 합산해 본 결과 전년과 비교해 백화점 매출은 1%대, 할인점 매출은 4% 중반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3년 3월 이후 지속되고 있는 도·소매업 매출 감소세가 2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을 알리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서비스업 활동동향에 따르면 1월 도·소매업 지수는 작년 동월대비 3.3% 줄어 2003년 11월(-3.9%) 이후 14개월 만에 낙폭이 가장 컸다. 특히 소매업은 무려 5.8% 감소해 18개월 만에 최악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월에는 설날 특수가 있었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감소폭이 상당히 큰 것이다.

특히 중산층 이하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싸늘하기만 하다. 현재와 비교해 6개월 후의 생활형편에 대한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기준치=100)를 살펴보면 1월 현재 월소득 400만원 이상 계층은 99.0으로 비관적 전망에서 거의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300만~400만원 미만은 93.7, 100만~200만 미만은 87.1, 100만원 미만 82.3을 기록하는 등 중산층 이하의 심리는 여전히 비관적이었다.

영업일수 증가 등에 힘입어 부동산·임대업은 작년 같은 달보다 5.6%가 늘어나 11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금융·보험업도 2.6%가 늘어나 7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는 것에 힘입어 전반적인 서비스업 생산은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박사는 "내수회복세를 보여주는 지표들은 고소득층과 20대 등 일부 계층에 국한된 지표들"이라며 "본격적 내수회복은 중산층 등 전 계층에서 실질소득 향상에 바탕을 둔 소비증가가 나타나야 하기 때문에, 확실한 내수회복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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