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이맘 때 미국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 미네타레인 극장에서 "꿈에 그리던 전용관을 갖게 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라며 감격스러워 했던 송승환 PMC프러덕션 대표가 "아기의 돌을 무사히 넘긴 딱 그런 심정"이라고 오프 브로드웨이 무대 1년의 감회를 표현했다.
송씨가 이끄는 공연 ‘난타(영어명 Cookin’)’는 한국의 대표 문화상품으로 미네타레인 극장과 ‘오픈 런’(종영일을 정하지 않고 매출이 일정액 이하로 떨어지면 막을 내림) 방식으로 계약, 지난해 3월7일 첫 무대를 가진 뒤 벌써 450회를 넘기며 장기공연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1년 간 다녀간 10만 명 관객 중 한국인 10%, 관광객 15% 정도 외에는 대부분 뉴욕 현지인들이다. "처음 공연을 올린 땐 과연 얼마나 갈 수 있을지 걱정했던 게 사실이었죠. 흥행이란 게 변수가 많아서 마음을 놓을 수 없었는데, 일단 1년을 넘겼다는 사실이 무척 고무적입니다."
진입도 어렵지만 장기공연을 이어가는 것은 더 어려운 오프 브로드웨이에서는 그의 말대로 1년을 버틴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더구나 ‘난타’는 오프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첫 동양권 작품이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현재 오프 브로드웨이에는 이렇다 할 히트작이 없습니다. 1년 이상 장기공연하는 작품도 별로 없구요. 넌버벌 퍼포먼스(Non-verbal Performance) ‘스톰프’가 유일한 경쟁작이랄 수 있는데, 매출면에서는 우리가 앞선 지 오랩니다."
지금까지 매출액은 약 590만 달러(약 59억원). 송씨는 "투자액을 거의 회수하긴 했지만 당분간 수익은 마케팅에 재투자해야 할 것 같다"며 "이 추세로 올해만 넘기면 내년부터는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물론 몇 차례의 고비도 있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지난해 8월 말~9월초 뉴욕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로 브로드웨이 전체 관객이 크게 줄어 타격을 입었고, 공연 초반에는 매주 1만~2만 달러씩 손해를 보기도 했다. 송씨는 "안 되겠다 싶어 지난 해 여름 지출비용을 확 줄이고 배우들이 묵는 아파트도 싼 곳으로 옮겼다"며 "이젠 400석 객석의 점유율이 평균 70%를 유지하는 데다, 비수기인 지난달에 매출실적이 오히려 늘 정도로 상황이 안정됐다"고 말했다.
송씨는 관객 중 관광객의 비율을 끌어올리는 것을 당장의 목표로 삼고있다. "브로드웨이 관객 대부분이 해외, 혹은 미국 내 다른 지역에서 온 관광객인 만큼 이들의 관람비율을 70~80%로 높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홍보, 마케팅에 좀더 집중할 생각이에요."
‘난타’의 성공에 자극받아 국내 여러 작품들이 브로드웨이, 혹은 오프 브로드웨이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데 대해 그는 "작품 경쟁력에다, 무엇보다 현지에서 좋은 파트너를 만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도 홍보, 마케팅을 현지 회사와 계약해 성공한 것이지 아마 우리가 직접 했으면 교포관객 대상으로 몇 달 공연하고 막 내렸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대학로 자유극장에서는 25일부터 4월10일까지 뉴욕 진출 1주년 기념 ‘난타 특별공연’이 열린다. 현재 정동극장에서 상설공연 중인 팀이 번갈아가며 출연할 예정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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