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렵게 귀한 책 한 권이 나왔다. 초등 고학년과 중학생을 위한 역사책 ‘아! 그렇구나 우리 역사’ 시리즈의 제 6권 발해 편이다.
고구려와 발해를 자기네 역사에 집어넣으려는 중국의 이른바 ‘동북공정’ 움직임과 그에 따른 한국의 반발이 지난해부터 격돌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 학자들이 해놓은 발해 연구는 별로 없어서 아쉽기만 한 터에 모처럼 발해사 책이 나왔으니 일단 반갑다.
책은 고구려가 망한 뒤 발해가 세워지는 과정부터 거란의 침략을 받E아 무너지기까지 200여 년을,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알기 쉽고 재미있게 전하고 있다. 옛날 어떤 일이 있었다고 단순히 나열하지 않고, 역사를 보는 눈을 틔우도록 돕고 있다. 또 발해의 보통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생생히 묘사한다든지, 그때는 왜 그랬을까 하는 궁금증을 풀어본다든가, 옛날 발해의 터가 요즘 어떤 모습으로 바뀌었는지 보여주는 사진을 포함해 많은 유물·유적 사진을 넣어서 좀더 피부에 와 닿게 설명하고 있다. 본문을 시작하는 서태지의 노래 ‘발해를 꿈꾸며’와 비무장지대에 남아있는 북한 노동당사 앞에서 통일을 염원하는 한반도기를 걸고 있는 한 소녀의 사진은, 잊혀진 나라 발해를 지금 우리가 왜 다시 돌아봐야 하는지 분단현실과 연결시켜 생각케 한다.
이번 발해 편은 ‘아! 그렇구나 우리 역사’ 시리즈의 3차분으로 고려 편 두 권과 나란히 나왔다. 앞서 1차분 2권(원시시대, 고조선·부여·삼한)과 2차분 3권(고구려, 백제, 신라·가야)까지 낸 출판사가 경영 악화로 손을 떼는 바람에 이 시리즈를 진행하던 기획자가 직접 출판사를 차려 18개월 만에 힘겹게 3차분을 펴냈다. 한 출판인의 끈기와 집념이 자칫 끊어질 뻔한 시리즈의 맥을 이은 것이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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