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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 눈은 왜 아무도 모르게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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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위의 이야기] 눈은 왜 아무도 모르게 내릴까

입력
2005.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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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밤 한 시쯤 잠자리에 든다. 책상에서 일어나 잠자리로 가기 전 창문을 열어 바깥 공기를 살핀다. 그때만 해도 눈이 내릴 기척도 없었다. 그런데 어제 아침, 자리에서 일어나니 세상이 온통 하얗게 눈이 내렸다. 아이들 입학식날, 하늘에서 뿌려준 흰 꽃가루처럼 봄눈이 내렸다.

그러자 갑자기 눈에 대해 다시 맹렬하게 궁금해지는 것이 있었다. 이제까지 살아오며 낮에 내리기 시작해 낮에 그치는 눈도 많이 보아왔다. 아침에 내리기 시작해 점심 때 그치거나, 점심 때 내리기 시작해 오후에 그치거나.

그런 중에도 내가 가장 많이 봐왔던 눈은 아무도 모르게 한밤중에 내리기 시작해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온 세상을 하얗게 덮고 있는 눈이다.

어린 시절 눈 많이 내리는 대관령 산촌에서 자랄 때부터 가졌던 의문 중에 하나가 그것이었다. 비는 밤보다 낮에 더 많이 내리는 것 같은데, 눈은 왜 낮보다 밤에 더 많이 내리는 걸까.

물론 이런 내 의문은 느낌만 그럴 뿐 아무런 근거가 없을지 모른다. 그런데도 나는 비는 낮에 더 많이 내리고, 눈은 밤에 더 많이 내린다고 믿고 있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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