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결과가 좋아 부담을 덜었습니다."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제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예상을 깨고 파죽의 5연승을 거둬 한국팀의 우승을 견인한 이창호 9단이 2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귀국 후 푹 쉬었다"면서 "농심배는 준속기전이기 때문에 장시간 대국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 두고 봐야겠지만 일단 어느 정도 (슬럼프에서) 회복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 9단은 최근 국수전에서 최철한 9단에게 내리 패하는 등 성적이 나빠지자 주변의 시선이 비관적으로 기운데 대해 "그런 것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다. 솔직히 나보다는 가족들이 더 많이 걱정을 했다. 나로서는 오히려 자극이 되어 좋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최근 1990년대이후 최고의 ‘이창호 열풍’이 불고 있다는 말에 그는 "아마 평상시 같았으면 별일이 없었을 텐데, 그 동안 워낙 성적이 안 좋았던 것 때문일 것"이라면서 "걱정들을 많이 해주신 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창호 팬클럽 회원 100여명은 그가 귀국하는 날 인천공항까지 마중을 나가 환영행사를 벌였다.
최근 기풍이 상당히 전투적으로 변했다고 하자 이 9단은 "개인적으로 변화를 주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서 "요즘 신예들은 전투가 워낙 강해 상대적으로 초반에 비중을 두지 않을 수 없다 보니 포석이 격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9단은 조로현상이 심한 바둑계에서의 자신의 앞날에 대해 "젊은 기사들이 실력이 만만치 않은데다 체력 역시 승부와 관련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다만 나름대로 관리를 잘 한다면 어느 정도 기량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 오십일지 육십일지는 나도 몸으로 아직 못 느껴 봐서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열심히 최선을 다하되 즐기면서 살고 싶다"고 했?%D?. "그 동안 열심히 했지만 별로 즐기지는 못했어요. 앞으로는 바둑 외에도 즐거운 일을 하고 싶습니다." 장래의 배우자감에 대해서는 "편안한 타입이 좋다"고 했다.
글=남경욱기자 kwnam@hk.co.kr 사진=연합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