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KB스타배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4강 플레이오프가 4일 막을 올린다. ‘업계 라이벌’인 우리은행-국민은행, 삼성생명-금호생명이 챔피언 결정전(11일 시작)으로 가는 외나무 다리에서 조우하게 된 얄궂은 운명이 흥미롭다.
◆ 우리은행-국민은행
우리은행의 박명수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의 여세를 몰아간다는 각오다. 국가대표 7명을 보유한 강팀인 우리은행은 개막 전부터 "이 전력으로 우승 못하면 바보"라는 평가를 들었을 정도. ‘총알낭자’ 김영옥의 매끄러운 공수조율이 돋보이고 김계령-이종애-홍현희가 버티는 강력한 ‘트리플 포스트’도 든든하다. 고비마다 터지는 켈리 밀러의 3점포도 믿을 만 하다.
주눅들 국민은행의 이문규 감독이 아니다. 시즌 전적 2승2패의 호각세가 그 이유. 이 감독은 우리은행의 골밑 장악력에 대해 오히려 "정선민이 살아나고 신정자의 파이팅이 넘치고 있다"며 국민은행의 우세를 호언했다. 특히 정선민은 지난달 20일 신세계 전 연장에서 혼자 10득점을 몰아넣는 등 예전 위력을 되찾고 있다. 이 감독은 "외곽에서 티즐리, 곽주영이 제 몫을 하면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 금호생명-삼성생명
막판 6연패 끝에 가까스로 플레이오프에 합류한 삼성생명은 정덕화 감독의 말처럼 "죽다 살아났다". 정 감독은 "최근 긴급 수혈한 용병 라일리의 적응이 관건"이라며 "금호생명의 김지윤을 막을 히든카드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이 부임하면서 삼성생명에는 ‘공주농구’라는 비아냥이 더 이상 없다. 외곽만 맴돌다 기회가 나면 살짝 살짝 슛을 날리던 선수들이 골 밑에서 상대와 거친 몸싸움을 하는 등 악착같이 변했다. 변연하 이미선 박정은 국가대표 3인방이 선봉에 선다.
금호생명의 김태일 감독도 잔뜩 벼르고 있다. 힘겹게 플레이오프에 합류해 지난 시즌 챔피언의 체면을 구겼기 때문. 삼성생명과의 시즌 상대전적 1승3패가 부담되지만 그 1승이 최근에 거둔 승리라는 게 희망을 던져준다. 살림꾼 김지윤, 3점슈터 김경희에 홍정애 정미란 등 토종들의 실력이 탄탄하다. "용병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적어 부상 등 돌발 변수에 좌지우지 안 된다"는 것이 장점이다.
김일환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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