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 2일 새벽부터 아침까지 5~10㎝의 기습적인 폭설이 내려 출근길이 완전히 마비됐다. 특히 기상청이 1일 밤까지 수도권에 1㎝ 미만의 눈이 내릴 것이라는 잘못된 예보를 내놓은 데다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도 초기 제설작업에 충분한 장비와 인력을 투입하지 않아 출근길 혼란은 극에 달했다.
◆ 출근길 혼잡 = 이날 수도권의 아침 출근길은 곳곳이 교통사고 현장이었다. 오전 5시39분께 서울 남산 소월길에서 산타페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전신주를 들이받아 운전자 김모(23)씨 등 2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다. 길이 미끄러운데다 사고까지 속출, 서울시내 도로와 외곽순환고속도로, 외곽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도로는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선로에 눈이 쌓여 운행 속도가 늦어지면서 전철 1호선도 20~30분 연착됐다.
교통대란으로 회사원 상당수가 지각했고 이날 개학한 중·고교생들도 제 시간에 등교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서울 강서구 D고 신입생 김모(16)군은 "눈 때문에 20여명이 입학식에 늦었다"고 말했다. 경기 용인시 죽전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서울 신문로로 출근한 이모(44)씨는 "아침 6시20분에 나서면 40분 정도 걸리는 길이 1시간50분이나 소요됐다"며 "사고 차량이 방치되면서 도로가 완전히 주자창이었다"고 말했다.
늑장 예보와 뒤늦은 대처 기상청은 1일 오후 11시까지 서울 인천 경기에 1㎝ 미만의 눈이 올 것이라고 예보했다. 그러나 2일 새벽부터 아침까지 서울 4.9㎝, 강화 9.8㎝, 인천 9.7㎝, 양평 6.7㎝, 문산 4.7㎝, 수원 4.4㎝, 동두천 4.2㎝ 등 예상보다 5배나 많은 눈이 내렸다. 특히 기상청은 이날 서울 1㎝, 인천 2㎝가량의 눈이 내린 뒤인 오전 3시30분에야 수도권에 2~4㎝가량의 눈이 더 내리겠다고 늑장 예보를 했다.
기상청의 늑장 예보는 지자체의 늑1장 대처로 이어졌다. 서울시는 1일 밤까지 기상청 예보에 따라 적은 양의 눈을 예상하고 폭설에 대비한 조치를 거의 취하지 않았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이왕구기자 fab4@hk.co.kr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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