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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세상/ 바이브레이터-방황하는 日 젊음들의 자아찾기‘로드 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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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세상/ 바이브레이터-방황하는 日 젊음들의 자아찾기‘로드 무비’

입력
2005.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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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 도구'를 연상하는 야릇한 제목 때문에 이상한 상상을 하고 극장을 찾았다면 영화 ‘바이브레이터’는 분명 당신을 배신할 것이다. 영화 속의 바이브레이터는 바로 트럭이다. 주인공 남녀가 타고 다니는 대형 트럭이 만들어 내는 ‘드르르륵’ 큰 진동 소리 속에서 주인공 남녀는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휴식처를 찾는다.

이야기는 프리랜서 르포 작가인 히야카와 레이(데라지마 시노부)가 트럭 운전사인 오카베 다카토시(오모리 나오)의 차에 동행하면서 시작한다. 환청과 불면증, 알코올 중독에 시달리며 먹고 토하기를 반복하는 레이는 여러 도시를 떠돌며 물건을 수송하는 다카토시의 트럭을 타고 여행을 계속하면서 조금씩 증상을 치유해 간다.

하지만 이 젊은이들이 방황하는 원인을 짐작할 수 없다면 영화에 공감하기는 어렵다. 일본의 젊은 세대를 괴롭히는 정신적 공황 상태에 감정을 이입하지 못한다면 매우 공허하고 썰렁한 영화다. '화이트 데이'라는 국적 불명의 기념일에 들뜨고, ‘프리랜서’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이들, 각종 현대 질병으로 괴로워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지향점을 잃고 방황하는 일본의 젊은이들, 나아가 그 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한다면 영화는 달리 보일 것이다.

아카사카 마리의 동명 소설을 소위 핑크무비로 유명한 히로키 류이치 감독이 영화화 했다. 4일 개봉. 18세.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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