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일 "나와 뜻이 다른 사람을, 나를 공격하는 사람을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만큼 반드시 상대를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37회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 "민주주의 핵심은 대화와 타협 그리고 화해와 포용"이라며 "상대와 뜻이 다를 때는 대화와 타협으로 뜻을 맞추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과거에는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이 불가피했지만 이제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어떤 세력도, 독재정권도 없고 명실공히 국민이 다스리는 국민주권시대가 실행되고 있다"면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역설했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취임 2주년 연설에서 "민주정치의 요체는 대화와 타협"이라고 말한 데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며, 지난 연말 "대통령은 정치의 대립 각에서 한발 물러서는 게 바람직하다"며 관용의 정치를 거론했던 것보다 구체화한 내용이다. 집권 3년차를 맞은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중심이 상생의 정치로 옮겨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대화와 타협이 이뤄져야 통합이 되는 것"이라고 말해 이런 시각을 뒷받침했다.
노 대통령은 또 "제가 교회에 나가지는 않지만, 지금 이 순간 방안에 가득한 하느님의 은총을 몸으로 느끼며 하나님의 권능을 믿는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열띤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화해 메시지가 더 뚜렷해진 것은 기독교 행사라는 특수성을 감안한 때문이라는 시각도 일부 있다. '원수를 사랑하라'고 말하는 기독교 인사들 앞이어서 대화의 정치를 유독 강조했다는 해석이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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