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시대가 열리면서 휴대폰은 단순한 이동전화의 기능을 넘어서 인터넷 시대의 핵심 기기로 변화하고 있다. 지하철에서 휴대폰을 꺼내 들고 모바일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 정보를 검색하는 것은 더 이상 별난 모습이 아니다. 5월께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서비스가 시작되면 휴대폰으로 TV나 디지털라디오도 즐길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이동 중에 급히 정보를 찾아야 하거나, 지루한 시간을 보내기 위한 방편으로 휴대폰을 이용한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제격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휴대폰 무선인터넷이 ‘유비쿼터스’ 시대의 첫 단추인 셈이다.
무선인터넷은 이동통신 사업자들에게도 핵심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통신 수단이 다양해지고 인터넷을 이용한 정보 교류가 늘어나면서 음성 통신시장의 매출은 한계에 달했다. 반대로 문자메시지와 휴대폰 부가서비스 이용이 늘면서 무선인터넷에 의한 데이터 매출은 폭증하고 있다. 실제 SK텔레콤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무선데이터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2년 9%에서 지난해 20% 이상으로 급성장했다. KTF도 같은 기간 6.7%에서 11.4%로 증가했고, LG텔레콤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이통 업체들은 무선인터넷 이용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신규 서비스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무선인터넷 매출의 대부분은 문자메시지 전송, 벨소리·게임 다운로드 등에서 나오고 있는데, 이를 SK텔레콤의 ‘준’(June)이나 KTF의 ‘핌’(Fimm) 등 동기식 3세대 이동통신망(CDMA 2000 1x EVDO)을 이용한 무선인터넷 매출로 연결하는 것이 이통 업체들의 과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002년 준이 처음 시작 됐을 때는 동영상 서비스가 거의 유일한 3세대 서비스였지만, 지난해부터 MP3 카메라폰 등 컨버전스 휴대폰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더욱 다양한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사진이나 음악을 덧붙인 멀티미디어 메일, 무선인터넷으로 디지털 음악을 실시간으로 듣거나 MP3 파일을 내려 받을 수 있는 유비쿼터스 음악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요금이다. 패킷당 2~2.5원 정도의 요금은 언뜻 비싸지 않아 보이지만, 게임이나 벨소리 하나만 받아도 2,000~3,000원, 동영상 1편이나 MP3 파일 몇 개만 받아도 쉽사리 1만원대 요금이 나온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요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이통사들마다 무선인터넷 정액요금을 출시하고 있다"며 "이를 이용하면 월 2~4만원 정도의 비용으로 무선인 인터넷을 마음껏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 LG텔레콤/ 콘텐츠 다양화…소비자 선택 더 넓게
LG텔레콤은 지난해 뱅크온, MP3폰 등에 힘입어 성공적인 무선인터넷 서비스 사업을 펼쳤다는 평가에 따라, 올해도 다양한 컨버전스형 서비스를 무기로 성장세를 계속 유지해가기로 했다.
우선 게임, 음악 등 킬러콘텐츠 부문에서 다양한 콘텐츠 공급업체(CP)들과 제휴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보다 넓히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예로 들면 게임의 경우 현재 약 200여개를 제공중이며, 종류도 스포츠, 아케이드, 액션, 롤플레잉게임(RPG), 고스톱 등으로 다양하다. LG텔레콤은 모바일 게임 활성화를 위해 콘텐츠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멀티미디어 플랫폼 기반의 서비스들을 개발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올해는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과 MP3폰, 모바일 뱅킹폰을 매개로 ‘뮤직온’, ‘뱅크온’, ‘TV온’ 등을 통한 무선인터넷 수익을 중장기적 발전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통화 연결음 서비스 ‘필링’, 친구의 위치를 파악하는 ‘친구찾기’, 휴대폰으로 집이나 회사의 PC에 접속해 관리할 수 있는 ‘마이 PC’,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이지드라이브’, 버스 도착 시간을 알려주는 ‘버스도착 알리미’ 등도 빼놓을 수 없다. LG텔레콤은 이들 무선인터넷서비스가 번호이동성 제도를 통해 유치한 가입자들의 고사양 컨버전스 휴대폰을 기반으로 올해 4,300억원의 무선인터넷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텔레콤 역시 무선인터넷 요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서비스별 정액제를 마련하고 있다. 멜로디(월 3,000원), 캐릭터(월 3,000원), 위치찾기(월 2,000원), 증권 현재가 조회(월 3,000원) 등이 있으며,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위한 무선인터넷 무제한 상품도 있다.
■ SK텔레콤/ 요금제 간소화…즐겨찾기 기능까지
SK텔레콤은 휴대폰 메뉴를 단순화하고 요금제 역시 간소화하는 등 무선인터넷 사용 환경을 편리하게 만들어 가입자들의 서비스 사용을 유도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무선인터넷 ‘네이트’와 ‘준’을 처음 이용하는 사람을 위해 정보이용료 부담없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프리존’ 서비스가 있는데, 정보이용료가 면제되기 때문에 만약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월정액 2만6,000원) 가입자가 이용하면 데이터전송요금과 정보이용료를 모두 내지 않고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네이트에는 주로 이용하는 메뉴를 등록해 놓는 ‘즐겨찾기’ 기능이 생겼다. 인터넷에 접속해 메뉴를 찾는 과정을 크게 줄여주기 때문에 간편하기도 하려니와 통화료를 절약할 수 있다. 네이트는 유선인터넷 네이트닷컴(www.nate.com)과도 연동되기 때문에 네이트 메일과 싸이월드 등을 유·무선으로 동시에 즐길 수 있다.
SK텔레콤은 또 소비자들이 데이터 요금에 대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기존 26종의 무선인터넷 정액요금제를 4가지의 통합 데이터 요금제로 대폭 통합·개편했다
무선인터넷 정액요금은 소량의 무선인터넷 사용자를 위한 4종의 ‘데이터 이월정액제’와 다량의 무선인터넷 사용자를 위한 ‘네이트프리 정액제’ 등 크게 6가지로 나뉜다. 데이터 이월정액제는 월 3,500원부터 1만5,000원까지의 월정액으로 데이터 무료통화 금액을 사용하고 무료통화 초과시 최고 50%까지 통화료 할인을 적용 받는다. ‘네이트프리 정액제’는 월정액 1만4,000원에 VOD/MOD 서비스 및 인터넷 직접 접속을 제외한 국내 데이터 통화를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다. SK텔레콤 이석환 상무는 "앞으로도 데이터 정액제를 기반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상품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KTF/ 음악·차세대게임 서비스 더욱 강화
KTF는 컨버전스 휴대폰 서비스의 차별화를 시도, 현재 10% 내외인 무선데이터 수익의 비중을 2007년까지 20% 이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음악, 게임, 문자메시지 등 기존 서비스의 활성화는 물론 음악 포털, 차세대 게임, 멀티미디어메시지(MMS), 텔레매틱스, 모바일 광고 등 신규 성장사업도 집중 육성한다.
전체 무선인터넷 매출에서 30% 이상을 차지하는 음악 관련 서비스는 프리미엄 MP3폰, 뮤직포털, 3세대 이동통신 환경에 맞게 업그레이드된 벨소리와 컬러링 등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는 고스톱 일색의 카드 게임에서 벗어나 온라인 부문이 강화된 롤플레잉게임(RPG)과 3D게임, 네트워크 대전 게임 등으로 활성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특히 휴대폰 기능이 강화됨에 따라 대용량, 고사양의 모바일 게임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KTF는 현재 서비스 중인 휴대폰으로 음악을 찾아주는 ‘써치뮤직’, 모바일웹하드 서비스인 ‘마이디스크’ 등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를 보다 적극적으로 알려 사용층을 넓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정액 요금제를 운영, 요금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적극 끌어들이기로 했다. 현재 정액제를 운영하는 서비스는 ‘네트워크 게임 자유이용권’, ‘무제한 사진메일’, ‘버디버디 무제한 상품’, ‘핌(Fimm) 동영상 서비스 무제한 이용’ 등이 있다. KTF 관계자는 "핫코드와 핫넘버를 이용해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를 한번에 접속할 수 있는 무선인터넷 바로가기 서비스를 활용하고, 자신이 사용한 무선인터넷 이용량과 요금정보를 인터넷에서 확인한다면 무선인터넷을 더욱 알뜰하게 즐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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