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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봄의 불청객, 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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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봄의 불청객, 황사

입력
2005.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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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雨水)가 지나면서 반갑지 않은 손님인 황사가 다가오고 있다. 다행히 올해에는 황사의 강도나 빈도가 낮을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가 있었다. 많은 이들이 2002년 3월과 4월에 불어 닥친 대규모 황사로 인해 환하던 하늘이 갑자기 깜깜해졌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그 당시 먼지 농도는 대기환경기준을 수배나 초과했다.

황사는 사전적 정의는 '바람에 높이 날려 비처럼 떨어지는 부드러운 흙'이다. 발생지는 중국의 고비사막, 황토고원, 만주 북부와 몽골 지방이다. 우리에게는 황사가 대기중 먼지의 농도가 높아지고 시정장애를 초래하는 정도지만 중국, 몽골에서는 도로, 철도가 막히고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자연재해에 속한다. 반면에 황사는 산성토양을 중화시키고, 바다 속 플랑크톤에게 영양소를 공급해 주는 유익한 면도 있다.

근년에는 황사의 빈도가 잦아지고 11월부터 시작되는 전례없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의 대기오염물질이 황사를 타고 유입되는 것에 대해 공포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필지가 국립환경연구원의 용역으로 수행한 연구결과 황사 때 먼지 중 중금속의 농도가 보통 때보다 약간 증가하긴 하지만, 대부분이 토양 속 것으로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먼지 속 미생물 수도 늘지만 병원성이 아닌 미생물이다.

물론 오염이 심한 지역의 대류권 공기가 황사를 싣고 오는 공기와 섞인다면 대기오염 물질의 농도가 높아질 수는 있지만, 이는 황사가 없더라도 있을 수 있는 현상이기 때문에 황사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은 과장됐거나 근거가 없다고 볼 수 있다.

단국대 의대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황사 때 호흡기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65세 이상의 외래환자가 9% 정도 늘었고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한 65세 이상의 환자도 증가했다. 고령자나 심혈관계 환자의 경우 황사가 사망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황사는 대부분 토양 입자이지만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갖고 사람에게는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2002년부터 기상청에서는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황사정보, 황사주의보, 황사경보 세 단계로 발표되는 황사예보제를 실시하고 있다. 황사예보가 발령될 때에는 방송이나 인터넷을 통하여 정보를 입수하고 황사에 대한 행동 요령을 따를 필요가 있다.

황사는 건강, 교통, 산업, 농업, 교육에 피해를 주는데 황사가 심했던 2002년도 1년 동안 우리나라 피해액은 5조5천억원이었으며 일인당 11.7만원 꼴이었다. 반면에 홈쇼핑, 공기청정기, 화장품 업체들은 호황을 누린다.

황사에 대한 대책은 황사의 발원지에서 황사가 부유하는 양을 줄이는 방법 밖에 없다. 이는 중국의 사막화 방지대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중국에서는 매년 서울의 6배 넓이의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사막화를 막고 황사의 부유를 막기 위해서는 극심한 가뭄에서도 자라는 풀이나 나무를 심어야 하는데 물이 없기 때문에 활착률이 높지 않다.

작년 말 일본에서 열린 ‘제1차 한중일+몽골 환경장관회의’에서도 황사문제가 토의 되었으며 금년 3월에 종결되는 황사 대응 1단계 사업의 단계적 사업확대 방안이 논의된 바 있다. 황사의 영향권에 있는 나라들이 황사 저감을 위해서 공동의 노력을 강구하기로 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관련국들이 인력과 비용을 마련하여 실질적인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한다.

아울러 황사에 대한 국민적 우려에 대해서 환경부는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언론에서는 황사와 함께 유해한 중금속과 다이옥신이 같이 온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가 과장인지, 황사가 올 때 국민들은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은지, 어느 정도 황사 농도일 때 휴교를 하는 것이 좋은지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할 것이다.

심상규 KIST 대기자원연구센터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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