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돌아보면 그 시절 추억은 멀고 아득해도 매년 새 학기 때마다 마음속으로 다지던 결심만은 마치 어제의 일처럼 새롭게 떠오른다. 그 중에서도 가장 선명하게 떠오르는 건 중학교에 막 입학했을 때였다.
이미 여러 날 전 어머니가 새 교복과, 새 가방, 새 신발을 사왔다. 초등학교는 같은 마을에 있지만, 중학교는 새벽밥을 먹고 이십 리를 걸어가야 했다. 돌아오는 길 역시 해 짧은 때는 이미 그것이 저녁길이었다. 어른들은 저 작은 몸으로 어떻게 저 무거운 가방을 들고 먼 길을 다니나 걱정했지만, 우리 스스로는 중학생만 되면 이미 다 컸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마을엔 중학교를 가지 못한 친구들이 많았다. 저녁 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늘 그 아이들을 만났다. 우리는 학교에서 돌아오다가, 그 아이들은 어른들을 따라 논밭에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만나는 것이다.
그때마다 저 아이들의 몫까지 우리가 해야 한다고 결심했다. 잘하지도 못하면서 마음속으로는 늘 그렇게 생각했다. 오늘 모든 학교의 입학식이 있는 날 아침, 내 마음이 가장 푸르렀던 그 시절의 다짐들이 떠오른다. 소설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