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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SBS 12연승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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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SBS 12연승 신화

입력
2005.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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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고 쏘고 빼앗고 낚아채고 꽂아 넣고…, ‘단테 쇼’에 넋이 나간 경기였다. 3·1절을 맞아 체육관을 가득 채운 6,500명의 관중들은 이날 만세 대신 "단테~단테"를 연호하느라 목이 쉬었을 정도였다.

얀양 SBS가 12연승 대기록을 달성하며 프로농구 역사를 다시 썼다.

SBS는 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4~05 애니콜 프로농구 정규리그 부산 KTF와의 홈 경기에서 ‘괴물용병’ 존스가 리바운드 20개(29점 4스틸)를 잡아내며 맹활약하고 김성철(22점 3점슛 4개)이 고감도 3점슛으로 뒤를 받치면서 93-88로 이겼다. SBS는 12연승의 기쁨과 함께 30승20패를 기록하며 2위를 한 게임차로 추격했다.

1쿼터 시작 5분께. 존스는 상대 수비수 3명을 앞에 두고 가공할 용수철 점프력을 이용해 덩크슛을 작렬하며 관중석을 향해 포효, 화려한 쇼타임의 막을 올렸다. 이어 존스는 겅중겅중 코트를 휘젓다가 성난 호랑이처럼 골밑으로 돌진해 림이 부숴져라 파워 슬램덩크를 터트렸다. ‘단테 효과’에 자극을 받은 SBS의 김성철은 전반전에만 깨끗한 3점포 3방을 성공하며 팀의 12연승 도전의 순항을 알렸다. SBS는 전반을 50-28로 크게 앞섰다.

2월5일 패배하며 SBS 무적행진의 빌미를 제공했던 KTF는 이날 존스의 매치업 상대로 게이브 미C나케에게 특명을 내렸지만 결과는 존스의 완승. 미나케는 11점 6리바운드에 그쳤다. 특히 존스는 2쿼터 후반에 미나케와 리바운드를 다투다 파울을 선언 당하자 심판에게 거세게 항의하는 등 팽팽한 자존심 대결을 펼쳐 긴장감을 연출했다. 후반 들어서도 존스는 날카로운 패스와 상대 허를 찌르는 기가 막힌 노룩패스를 가동하며 상대 수비를 철저히 교란했다.

한때 26점차까지 벌어지며 패색이 짙던 KTF는 3쿼터에만 무려 15점을 쏟아 부은 조동현을 앞세워 4쿼터 종료 4분37초 전 손규완의 3점슛으로 73-75까지 바짝 따라갔다. 하지만 이후 KTF는 존스를 막던 미나케의 5반칙 퇴장과 테크니컬 파울을 허용한 뒤 급격히 무너졌다. 종료 버저가 울리자 존스는 하얀 이를 드러내 배시시 웃으며 두 손을 번쩍 들었다.

안양=김일환기자 kevin@hk.co.kr

■ 올 시즌 최다 25연승까지 가능/ 배구 93연승·프로야구 16연승이 기록

안양 SBS가 1일 프로농구 한시즌 최다연승인 12연승을 기록하며 한국 프로농구사를 새롭게 쓴 가운데 관연 SBS의 연승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산술적으로 올 시즌 최다 25연승까지 가능하다. 현재 SBS가 남겨놓은 정규경기는 4게임이다. 남은 경기를 모두 잡고(16연승) 6강 플레이오프에서 2연승(18연승)으로 4강에 올라간 뒤 5승3선승제인 4강 플레이오프를 모두 승리할 경우 21연승이 된다. 이후 챔피언 결정전(7전4선승제)에서도 4연승을 달성할 경우 25연승이란 금자탑을 쌓을 수 있다. 물론 실현 가능성은 희박한 이야기지만 아마추어 무대에선 100연승에 육박하는 대기록도 있다.

지금까지 기록상 가장 많은 연승행진은 배구에서 기록됐다. 배구 여자팀 LG정유는 1991년부터 4년1개월간 93연승이란 깨지기 힘든 대기록을 이어갔다. 농구에서도 대기록이 나왔다. 프로로 전환하기 전에 농구 명가 고려대는 70년대말 49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달성했다.

프로야구에서는 삼성이 86년 기록한 16연승이 10년째 난공불락으로 여겨지고 있다. 당시 삼성은 전기리그 우승으로 포스트 시즌에 올랐지만 한국시리즈에서 해태에 무릎을 꿇었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 "나보단 팀에 영광"

-앞으로 각오는.

"한국 농구에 역사를 다시 썼지만 앞으로 경기가 더 중요하고 더 가다듬어서 플레이오프에서 잘 하겠다."

-오늘 경기 어땠나.

"KTF는 강팀이라 상위권을 지켜왔고 우리 팀이 마음을 너무 일찍 놓은 것 같다. KTF는 쉽게 포기하는 팀이 아니라 정말 힘든 경기를 했다."

-12연승을 단테 효과라고 하는데.

"SBS에 올 때 팬이 별로 없는 팀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작년에 6강에도 못 올라간 팀이다. 내가 이겨서 팬들이 몰려 오는 것이 아니라 팀 전체가 잘하기 때문이다. 내가 영광을 가져서는 안되고 팀이 가져야 한다."

안양=김일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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