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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醫大‘묻지마 유학’조심/ "한의학과 처방 등 달라" 국내시험 못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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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醫大‘묻지마 유학’조심/ "한의학과 처방 등 달라" 국내시험 못봐

입력
2005.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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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B중의대(中醫大)로 유학가서 5년만에 졸업하고 1999년 한국에 들어온 조모(36)씨. ‘한의사’라는 부푼 꿈을 안고 돌아왔지만 6년째 서울 동대문구 모 한의원에서 수납업무만 하고 있다. 중의사 면허로는 국내에서 한의원 개업이 안 되는 데다 한의사 시험자격조차 주어지지 않아 할 수 없이 일반직에 머무르고 있다.

조씨는 "유학갈 시점인 94년만 해도 2000년 정도쯤에는 국내 한의사 시험이 개방될 것이라는 소문이 많아 이를 믿고 중의대 유학을 떠났다"며 "하지깟만 국내 한의사들의 반발이 워낙 심해 아직도 시험 자체가 개방되지 않아 한의사 되기를 포기한 상태"라고 넋두리했다.

조씨의 경우처럼 중국에서 중의대를 졸업하고 돌아온 학생들이 연간 500~1,000명에 이르고 있지만 관련된 일자리를 찾지 못해 오갈 데 없는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90년대 100명 안팎이던 유학생이 최근 급증하고 있으며 현재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등의 유명 중의대에 재학 중인 한국인 유학생은 2,500~3,000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중의대를 비롯, 미국이나 호주 등 다른 나라에서 중의학을 전공한 졸업자들은 국내에서 한의사로 활동할 수갉가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양의학의 경우 이론이 세계 공통이라 외국 의대 졸업자들에게 국내 의사면허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주지만, 한의학과 중의학은 뿌리만 같을 뿐 실제 처방이나 시술면에서 다르기 때문에 동일 학문으로 인정할 수 없어 한의사 시험자격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할 수 없이 중의사 면허자격을 인정해 주는 미국 등지로 이민을 가거나 아예 의학과는 동떨어진 길을 택하기도 한다. 이들 중에는 한의원에 취업해 일반업무를 하면서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K유학원 관계자는 "중의대로 유학 가려는 학생들에게 현재 국내 상황을 설명해 주고 돌아와도 한의사로 활동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해 주지만 일단 가고 보자는 식이라 답답할 때가 많다"며 "일부 유학원에서는 곧 의료개방이 될 것이라며 오히려 중의대 유학을 부추기는 곳도 있어 학생들이 현혹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당분간 한의사 시험 개방 등의 법개정은 전혀 계획된 바가 없으며 오히려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의료자격은 엄격히 강화하는 추세"라며 "5년간의 유학이 물거품이 될 수 있으니 중의학 유학은 보다 신중히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조윤정기자 yjcho@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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