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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Briefing/ 중동 민주화 도미노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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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Briefing/ 중동 민주화 도미노 올까

입력
2005.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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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민주화의 신호탄인가, 내전을 부르는 판도라의 상자인가.

오마르 카라미 레바논 정부가 28일 2주간 계속된 야당의 반정부 시위에 무너지면서 레바논 사태가 중동정세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방향타로 부상했다.

우크라이나의 ‘오렌지 혁명’에 이어 팔레스타인, 이라크에서의 민주선거에 고무받은 미국 정부는 레바논 시위를 "백향목 혁명"이라고 추켜 세우며 이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주창한 ‘자유의 확산’의 첫 성과물로 삼으려는 자세이다. 사실 무혈시위로 중동에서 정권이 무너진 것은 레바논이 처음이어서 이를 ‘피플파워’로 규정한 서방의 평가가 무리는 아니다. 특히 ‘종교의 백화점’이라고 불릴 만큼 각 종파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레바논은 지정학적으로도 중동에서 가장 불안한 지역이어서 이번 시위는 절대권력이 고착화한 중동 정세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가능성이 없지 않다.

서방측은 레바논이 이스라엘과 아랍권, 이슬람교와 기독교 간 갈등과 내전의 전초기지인데다 미국 정부가 테러후원국으로 정조준하고 있는 시리아의 사실상 속국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미국이 의도하는 민E주정부가 레바논에 수립된다면 시리아의 역내 영향력을 불식시키는 것은 물론,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평화협상에도 적잖은 변화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레바논은 대 이스라엘 무장투쟁을 벌이고 있는 친 이란계 무장조직 ‘헤즈볼라’의 근거지이자 한때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본부가 있던 아랍권의 대 이스라엘 투쟁 전진기지이다. 70년대에는 레바논 정부군과 팔레스타인 민병대, 우파 기독교와 이슬람교 간 무력충돌로 내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중동의 화약고’라는 오명을 얻었다. 시리아가 레바논 내정을 좌지우지하게 된 것도 내전 종식을 이유로 76년 정규군을 파병하면서부터다. 레바논이 한때 시리아의 영토였다는 연고권을 내세운 것이었으나, 시리아군의 레바논 주둔은 결과적으로 레바논을 이스라엘과 시리아의 대리 전장터로 전락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친 시리아 정권인 카라미 내각의 붕괴가 아슬아슬하게 유지돼 온 레바논의 정국균형을 무너뜨려 다시 내전을 부를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레바논이 90년 내전종식 이후 그나마 정부의 형태를 띨 수 있었던 것은 권력분점을 통해 각 종파를 통제한 시리아의 힘이 컸다. 만약 새 정부가 각 종파의 거중조정에 실패한다면 이번 레바논 사태는 중동 민주화의 도미노가 아닌 또 다른 내전을 부르는 판도라 상자가 될 수 있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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