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사랑은 현재진행형이 아니라 과거완료형이다. 얼마 전 신보를 낸 이소라(36)와 왁스(29)는 헤어진 뒤를 노래한다. 그래서 청승맞다. 그러나 우울하거나 슬플 때 더 침울한 노래를 듣고 위로를 받는 것처럼 둘의 노래는 동병상련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그 때문에 완료형이든 진행형이든 연인들에게 두 가수가 인기 있는 건 아닐까. 사랑을 고백한다는 화이트데이(14일)를 앞두고 이소라와 왁스가 나란히 콘서트를 갖는다.
이소라는 사랑의 낭만과 슬픔이 공존하는 무대를 기대하게 만든다. 6집 ‘눈썹달’을 발표하고 나름대로 분주했던 그가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Everyone Says I love you)’라는 제목으로 12, 13일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콘서트를 연다. 2년 만에 단독으로 꾸미는 콘서트다.
사랑의 부재 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자신의 속내를 풀었다는 ‘눈썹달’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완성하는 공연을 만들 계획이란다. 레퍼토리는 이소라의 발라드 히트곡과 ‘별’ ‘티어스’ ‘아로새기다’ ‘쓸쓸’ 등 6집 수록곡이 주축을 이뤘고, 종전에 비해 신비와 몽환이 물씬한 신보의 분위기를 살려 ‘우주와 사막’ 등을 컨셉트로 비현실적으로 디자인한 무대로 강한 인상을 남길 작정이다.
이소라가 직접 선사하는 특별한 노래로 화이트데이 선물을 대신하는 것은 어떨까. 이소라는 콘트라베이스 색소폰 피아노 드럼 등 심플한 구성의 재즈밴드와 어울려 특별히 선사할 ‘연인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 신청곡도 받고 있다. 1544-0737
"TV카메라 앞에서는 몸을 사릴 수밖에 없었지만 공연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댄스도 하고, 록도 부르구요." 4~6, 10~14일 400여 석 규모의 서강대 메리홀에서 ‘왁스 人 소극장 콘서트’를 갖는 왁스. ‘화장을 고치고’ ‘부탁해요’ 같은 왁스표 발라드를 계승하는 ‘욕하지 마요’를 타이틀로 내세운 5집을 발표한 지 겨우 한 달. 신곡 발표회를 겸한 콘서트이다. "제 발라드를 기다리는 이들이 있기 때문에 ‘꼭 변화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없다"고 말하는 왁스는 댄스 록 등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면서도 ‘일주일’ ‘달빛의 눈물’ ‘목욕’ 등 발라드의 비중을 높였다. 라디오 DJ로 무대에 올라 신곡과 더불어 인기곡도 들려주고 관객의 사연을 이야기하는 등 아기자기하게 시간을 보낼 예정. 현장서 신청곡을 받아 부르는 등 관객의 호흡에 맞춰 보여줄 애드리브도 기대된다. "며칠씩 공연을 하려면 살도 빠지고 힘도 들지만, 소극장콘서트는 관객의 표정 하나하나 다 읽을 수 있어서 좋아요." (02)543-5567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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